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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AI 모르는 경영자는 퇴출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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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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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KAIST(카이스트) 경영대학이 8일 미래 비전 선포식을 갖는다.

김동석 KAIST 경영대학장
설립 20돌 새 비전 ‘인공지능 MBA’
빅데이터 강의 등 공학과정 접목

앞서 7일 본지와 인터뷰한 김동석(61·사진) 학장은 “기술·경영의 융복합을 넘어선 인공지능(AI) MBA를 향후 대학원의 비전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 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20세기 경영 패러다임으로는 21세기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와 경영의 결합을 파일럿의 사례로 설명했다. “비행기의 모든 조작을 사람이 하던 시절에는 빠르게, 또 멀리 날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비행기 스스로 모든 정보를 판단해 항로와 속도를 조절합니다. 파일럿은 비상상황에 대한 의사결정과 모니터링만 할 뿐이죠.”

해양 플랜트나 항공우주 산업, 금융투자처럼 변수가 많은 비즈니스일수록 AI의 쓰임새가 많아질 것이라는 게 김 학장의 설명이다. 그는 “알파고 대국에서처럼 문제의 복잡도와 데이터 규모가 커질수록 인간의 머리로는 계산 불가능한 것들이 있다”며 “AI를 경영에 도입하면 금융위기 같은 위험 요소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학기부터 경영대학원생들은 뇌공학 전문가인 김대식 교수의 ‘인공지능’ 강의 등 KAIST 공대와 연계한 공학 수업을 한 학기 동안 듣게 된다. 김 학장은 “경영자가 직접 기술개발은 못해도 AI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공학 프로그램 등의 수업도 이뤄진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MBA 전문과정을 시작한 KAIST 경영대학은 2011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실시하는 세계 100대 MBA 에 진입했다. 현재 기술과 경영을 융합한 테크노 MBA를 표방하며 테크노경영·금융분석·정보미디어·녹색성장 등 4개의 경영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입학생의 45%가 이공계 출신으로 이곳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370여명 중 절반이 국내외 대학 교수로 임용됐다.

2013년엔 SK그룹과 함께 사회적기업가 MBA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을 해야만 졸업이 가능토록 한 스타트업 맞춤 MBA과정이다. 김 학장은 “지난 20년간 기술과 경영의 융합으로 사회혁신을 주도해왔듯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업가 양성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교수 등을 거치며 금융공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입지를 다진 그는 지난해 학장으로 부임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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