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보우덴, 이제 감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프로야구 두산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이제 감을 잡았다.

보우덴은 6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NC와의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8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보우덴의 활약이 대단했던 건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NC의 강타선을 상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것이다. NC 중심타선(나성범-테임즈-박석민)에서 박석민이 유일하게 1안타를 때렸다. 4번타자 테임즈는 삼진-삼진-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보우덴의 무기는 '포크볼'이었다. 이날 던진 공은 102개였는데 직구가 57개로 많이 던졌고, 포크볼이 25개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에 NC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질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7일 NC전을 앞두고 "어제는 보우덴의 포크볼이 잘 통했는데, 슬라이더도 좋다. 변화구는 다 잘 던진다"고 말했다. 적장도 인정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보우덴 공이 정말 좋더라. 시범경기 때 상대한 적이 있는데 그 때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보우덴은 스프링캠프 때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일본 전지훈련 때 현지팀과의 연습경기에선 3이닝 4실점했고, 시범경기 첫 등판인 3월 12일 NC전에서도 4이닝 3실점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일본에선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시범경기 때 던지면서 제 구위를 찾았다"며 "투구 밸런스가 굉장이 좋아져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우덴은 전날 승리를 잊고 7일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러닝을 하며 회복 훈련을 했다.

기사 이미지

보우덴의 활약으로 두산은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악몽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두산은 지난해 에이스 니퍼트는 잦은 부상으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16경기에 나가 6승(5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선 제 몫을 했지만 앞선 4년간 성적(52승)에 못 미쳤다. 마야도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중간에 퇴출됐다. 대체선수로 영입한 스와잭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어제 보우덴의 활약을 보고 다른 팀에서도 대비를 할 것이다. 그래도 밸런스가 좋아서 잘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