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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관광 지난해보다 146% 늘어... 퇴출 여행사가 아오란관광 진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02년 결혼하면서 귀화한 태국출신 A(47·여)는 지난 1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광 가이드 B씨(40)의 사진을 올렸다. 태국어로 "10만바트(약 341만원)을 걸겠다"는 청부 살인을 암시하는 글도 올렸다. 경찰에 불법 가이드로 적발되자 B씨가 자신을 신고했다고 생각하고 올린 글이었다. A는 협박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처럼 자격증 없는 가이드를 고용하거나 관광버스의 구조를 변경하는 등 불법 운영을 한 여행사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4일 지난 한 달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 주요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한 불법 행위를 집중 단속해 197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건보다 146%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자격증 없이 일하는 불법 가이드를 고용한 여행사는 69건으로 지난해(14건)보다 393% 늘어났다. 경찰은 무자격 가이드 19명을 고용한 여행사 3곳을 적발해 관할 구청에 통보했다.

관광버스의 일부 좌석을 제거하거나 노래방 기기를 설치하는 등 구조를 불법 변경한 경우도 45건이 적발됐다. 가이드가 자격증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 37건, 택시와 콜밴의 호객 행위가 29건으로 뒤를 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달 '저가 단체관광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무자격 가이드 고용 등이 적발되면 1차 시정명령, 2차 영업정지 15일, 3차 30일, 4차 영업취소하고 8월부터는 무자격가이드도 같은 처벌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퇴출 여행사 명단에 중국 아오란그룹 관광객 6000여명의 인천시 관광을 진행한 국내 여행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오란그룹의 국내 주관 여행사는 대화국제여행사와 보문세계여행사였다. 이 중 대화국제여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퇴출 여행사 명단에 포함됐다. 보문세계여행사도 중국 기업 관광을 유치할 수 있는 전담 여행사가 아닌 일반 여행사로 서울 용산구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인천시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더욱이 인천시는 두 업체와 지난 29일 중화권 관광객 연간 3만명 유치를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한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화국제여행사의 경우 퇴출 명단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이달 12일까지는 여행사 자격이 유지된다"며 "보문세계여행사도 아오란그룹의 기업회의를 진행한 송도컨벤시아만 예약을 했을 뿐 대부분 행사를 대화국제여행사에서 주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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