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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메이저 2연승, 전인지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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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 [중앙포토]

리디아 고가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에 있는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에서 벌어진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3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2언더파로 전인지와 찰리 헐을 한 타 차로 꺾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2연속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LPGA 투어 최연소 메이저 2승 기록도 만들었다. 이전까지 기록은 박세리의 20세 6개월이다. 리디아 고는 1997년생 4월 24일생으로 아직 만 18세다.

미션힐스 골프장에 딱 맞는 거포 아리야 주타누간의 날로 보였다. 선두로 출발한 톰슨이 첫 홀부터 티샷이 흔들려 보기를 하면서 순위가 하락하는 가운데 주타누간이 9번부터 11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하면서 독주했다. 경기 후반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주타누간은 한국의 김세영이 인정하는 장타자다. 김세영은 “함께 쳤는데 나보다 30야드 정도 더 나가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그런 주타누간이 이번 대회에 드라이버를 아예 가지고 오지 않았다. 드라이버가 아니라 2번 아이언 혹은 3번 우드로 티샷을 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보다 멀리 나갔다. 550야드의 11번 홀에서 우드 두 번을 쳐 2온 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주타누간은 주니어 시절 리디아 고, 김효주 등과 정상을 다투던 유망주다. 2014년 언니이자 LPGA 투어 선수인 모리야 주타누간과 장난을 하다가 어깨를 다치면서 오랜 기간 실력 발휘를 못했다. 2016년 첫 메이저대회에서 기량을 다시 발휘하기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LPGA 투어 우승은 없다. 2013년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2타 차 선두였는데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우승컵을 박인비에게 헌납한 바 있다. 지난해 바하마 클래식에서 김세영과 연장전에 갔다가 패했다.

추격자인 리디아 고와 전인지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리디아 고는 2012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선수권 4강에서 주타누간을 만나 완승한 바 있다.

한 번 도 못해 본 우승이, 그 것도 메이저 우승이 눈앞에 다가오자 주타누간이 흔들렸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주타누간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한 발 미끄러졌고 17번 티샷도 벙커에 빠지면서 또 보기를 했다.

그러면서 리디아 고, 찰리 헐과 동타가 됐다. 마지막 홀은 파 5홀이다. 장타를 치는 주타누간이 절대 유리하다. 그러나 주타누간은 티샷을 하고 클럽을 놨다. 공은 왼쪽 호수로 들어갔다. 프로선수들이 긴장하면 클럽을 강하게 잡고 몸이 힘에 들어가면서 훅이 나온다.

주타누간은 쓴 미소를 지었다. 주타누간은 이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10언더파 4위가 됐다.

리디아 고는 특유의 안정된 경기를 했다. 바짝 마른 딱딱한 그린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는 안정된 경기를 했다. 위기는 많았다. 버디를 잡아야 할 파 5인 11번홀에서는 페어웨이에 한 번도 못 갔다. 러프에서 러프, 또 벙커로 갔다가 4번 만에 그린에 올라갔다. 파 퍼트 거리는 5m가 넘었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집어넣었다. 13번 홀에서도 두 번째 샷이 깊은 러프에 갔다. 핀이 구석에 꽂혀 파 세이브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기어이 파 퍼트를 우겨 넣었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홀에서 3번째 샷을 핀 50cm옆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처음으로 선두에 나섰고 이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

전인지는 버디 2개를 곁들이면서 잘 버텼지만 15번 홀 버디 기회를 놓친 후 다음 홀인 16번 홀에서 보기가 나온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홀에 온 전인지는 2온을 시도했다. 공은 그린에 맞고 튕겨 물에 빠지나 했는데 러프가 잡아줬다.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전인지는 공동 2위로 경기를 끝냈다.

박인비는 4타를 줄여 8언더파 공동 6위로 경기를 끝냈다. 박성현도 1, 2번 홀 보기로 출발했지만 한 타를 줄여 8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유소연과 이보미는 7언더파 공동 9위, 양희영과 허미정은 6언더파 공동 14위다. 최나연과 김효주, 유선영이 5언더파 공동 18위, 지은희는 3언더파 공동 32위, 장하나와 이미향은 2언더파 공동 36위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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