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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결승골' 레알 마드리드, 엘 클라시코 역전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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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강호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1조7000억원의 승부'를 기분 좋은 승리로 마무리했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와의 2016년 첫 '엘 클라시코(El Clasico·고전과 같은 승부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레알은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에서 후반 40분에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레알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1승(6무4패)째를 거두며 승점을 69점으로 끌어올렸다. 7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 바르샤(76점)와의 격차를 7점으로 좁혀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웠다. 1902년 시작해 통산 264번째를 맞은 '엘 클라시코'를 승리로 마무리한 레알은 통산 전적에서도 97승58무109패로 간격을 살짝 좁혔다.

전반을 치열한 탐색전으로 보낸 양 팀은 후반에 세 골을 주고 받으며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선제골은 바르샤가 가져갔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 코너킥 찬스에서 올라온 볼을 미드필더 헤라르드 피케(29)가 훌쩍 솟구쳐 올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직전 장면에서 자신을 밀착마크하던 레알 수비수 페페(33·포르투갈)를 따돌리고 슈팅 기회를 만들어 낸 피케의 지능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레알은 6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려 자칫 기울어질 뻔했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최전방 공격수 카림 벤제마(29·프랑스)가 화려한 오른발 가위차기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레알은 이후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호날두가 올려준 볼을 가레스 베일(27·웨일스)이 헤딩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직전 상황에 대해 파울로 처리돼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2분 뒤 호날두가 페널티박스 내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갔다.

레알은 후반 38분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30)가 무리한 파울로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세에 몰렸지만, 2분 뒤 베일과 호날두가 역전골을 합작하며 불리한 흐름을 일거에 뒤집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베일이 올린 크로스를 호날두가 가슴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호날두의 정규리그 29호골. 9만 명이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던 바르샤의 홈구장 캄프 누가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엘 클라시코'에서 16번째 골을 터뜨린 호날두는 '맞수' 리오넬 메시(21골),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18골)에 이어 통산 득점 3위로 올라섰다.

이번 경기는 '1조7000억원의 승부'로 관심을 모았다. 독일 축구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는 레알과 바르샤 두 팀 선수단 몸값 총액을 1조7230억원(레알 8703억원·바르샤 8527억원)으로 분석했다. 몸값 합계가 3079억원에 이르는 레알의 공격3총사 BBC 라인(벤제마-베일-호날두)이 두 골 모두에 기여한 반면, 바르샤의 3817억원 짜리 MSN 트리오(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는 침묵했다.

바르샤는 이번 경기 콘셉트를 지난달 24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클럽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 추모 경기로 잡고 필승을 다짐했지만 역전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홈 관중들은 경기에 앞서 '감사해요 요한(Gracies Johan)'이라는 글귀를 담은 카드 섹션을 선보였다. 전반 14분에는 크루이프의 등번호 14번을 기리는 의미로 1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엘 클라시코' 패배로 바르샤는 지난해 10월 이후 39경기 연속으로 이어오던 무패 행진(31승8무)도 마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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