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땜빵 엄마 ‘선녀님’ 구름 침대 만드셨네…『구름빵』 작가 신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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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의 저자 백희나 작가의 신작, 『이상한 엄마』(책읽는곰, 40쪽, 1만2000원)가 나왔다. 입체 인형과 세트를 만든 뒤 사진을 찍어 장면을 연출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이번에도 유효했다. 흙으로 빚어 만든 인형들이 바쁘고 고단한, 하지만 그래도 살 만한 우리네 삶의 모습을 따뜻하게 재현한다.

이야기는 판타지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직장 일로 바쁜 호호 엄마에게 호호가 열이 심해 조퇴했다는 연락이 온다. 이를 어쩌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는 엄마. “호호가 아프대요. 엄마가 집에 가 봐 주실래요? 미안해요.” 외할머니에게 걸었음직한 전화를 받은 ‘선녀님’은 ‘이상한 엄마’가 돼 호호네 집으로 간다.

선녀님의 활약은 대단하다. 달걀과 우유로 몽실몽실 구름을 만든 뒤 가장 푹신한 구름에 호호를 눕혀 재우고, 엄청난 저녁밥을 차려놓는다. 바쁜 엄마와 외로운 아이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신나는 마법이다. 하지만 일하는 엄마의 아이가 아플 때 ‘선녀님’이 없다면…. 그 대책없는 현실이 실제 상황인 독자들에게 씁쓸한 생각거리를 던지는 책이기도 하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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