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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유통제국"1세기…미「시어즈로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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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당신의 만족을 보장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당신의 돈을 도로 돌려 드립니다』 유통업계에서 세계최대의 제국을 세워 미국에만 1억2천8백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시어즈 로벅의 1세기를 이어온 슬로건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는 시어즈제품의 품질이 대대로 인정돼 3대째 고객이 수두룩하다.
내년(86년)으로 창립 1세기를 맞는 시어즈는 계속적인 기업변신으로 성공한 케이스. 소매업과 손해보험이 경영의 전부이던 시어즈는 지난 81년 대전환을 시도했다. 소매업·보험업으로부터 금융에로의 변신이 그것이다. 그해 10월5일 시어즈는 미국최대의 부동산매매중개회사인 콜드웰뱅커를 1억7천5백만 달러에 사들였다.

<3대고객도 수두룩>
이어 3일후에는 미국랭킹 5위인 금융서비스회사 딘위터사를 6억6천7백만 달러에 매수했다. 이로써 시어즈는 소매·금융·보험·부동산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82년에는 종합상사에까지 사업을 뻗쳤다. 이와 함께 변신을 달가와 하지 않는 중견 간부들을 대거 퇴직시켜 연간1억2천5백만 달러의 경비를 줄였다.
83년의 총 매출은 3백58억 달러로 미국기업 가운데 7위에 올랐으며 82년에 비해 19%의 신장을 기록했다. 순익은 82년(8억6천만 달러) 보다 56%가 늘어난 13억4천2백만 달러. 한국 10대기업의 순익을 합친 것(5억3천5백만 달러)의 2.5배나 된다.
시어즈의 뿌리는 1886년 손목시계 판매업이며 곧이어 일반상품의 통신판매점으로 변신했고 1차대전 후인 지난 25년에 교외인구의 증가를 겨냥해 대형쇼핑센터를 개설한 이래 소매업 랭킹1위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이와함께 지난 31년 자동차시대를 예측, 자동차보험회사인 올스테이트 보험회사를 설립해 자동차보험을 통신판매의 캐털로그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존의 소매점포망에서 파는 아이디어가 적중해 올스테이트는 미국 2위의 손해보험회사가 됐다.
올스테이트는 70년대 두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소매업 부문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에 처했을 때 시어즈그룹을 지탱시키기도 했다.
석유파동으로 소매업 부문의 판매실적이 극히 부진할 때인 지난78년 시어즈에서 32년간을 일해온「에드워드·R·텔링」(66)이 그룹회장자리에 앉으면서부터 경영전략을 대폭 바꿔 기존 판매사업을 전반적으로 수정하고 신규사업 개발위원회를 발족시켜 새로운 사업을 검토한 결과 우선 금융서비스를 채택했다.
시어즈의 기존 고객층에 투자·융자·예금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 계획은 콜드웰뱅커와 딘위터의 매입으로 구체화됐다.
이 두회사는 기존의 보험부문과 병행해 주식·대출·주택·보험·상품 등을 판매하는 네트웍을 82년부터 개설하는 일이 가능케 했으며 83년 1백70개, 84년 2백80개로 네트웍을 증가시키는 등 전체점포의 33% 확대를 가능케 한 역할을 했다.
이 계획은 시어즈의 크레디트카드 보유자가 2친4백만명, 캐털로그 고객 2천4백만명 등 총3천9백만 가정과 연결된 시어즈 판매망의 강점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의 실천이다.
이와 함께 기존소매업부문에 대해서는 경비삭감·상품라인 개편 및「미래점포」계획 등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83년 수립된 5개년 계획의 하나인「미래점포」계획은 17억 달러가 투자된 대개혁.
이는 시어즈 역사상 가장 야심적인 것으로 6백개 점포의 모델을 바꾸고 83년7월 펜실베이니아주에 제1호점을 개설하는 등 62개 점포를 개설, 예상외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또 구색맞추기도 고객들의 생활습관에 알맞게 했다. 예컨대 스포츠용품은 그것대로, 주방용품은 그릇에서부터 첨단전자제품까지 한데 모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과 함께 매상을 늘렸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투자가 들어간 시어즈의 새로운 전략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텔링」회장의 말이다. 그는『금융자유화의 보조를 맞춰 착실하게 지속적인 사업을 추진해갈 방침』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최종목표는 각 점포에 자동예금인출기를 설치해 예금·인출, 크레디트카드에 의한 매입, 보험계약·불입, 주식·채권의 매매, 주택매매·저당융자, 화재보험, 레저플랜의 판매, 크레디트카드의 공여 등 한개의 점포에서 상품·주택판매로부터 모든 금융서비스까지를 할 수 있는 물자와 자금의「원스톱 쇼핑센터」(One Stop Shopping Center)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은행과는 달리 점포는 1주일에 7일간 영업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 제1보로 지난 83년 머추어 아우트룩사를 발족시켰다. 회원자격은 55세 이상으로서 대부·여행·보험·투자상담·주택구입과 퇴직후의 생활에 관한 잡지와 뉴스제공을 해주며 상품·서비스를 원할때는 할인의 특혜까지 주고 있다. 84년말까지 2백만명의 회원을 목표로 진행시킨 사업이다. 이 둘 서비스는 이미 시어즈 점포내의 금융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원스톱 쇼핑」실현>
뿐만아니라 종합상사에의 진출, 유선TV로의 진출, 저축은행 매수에 의한 전국예금망 조성 등 새로운 기획이 줄을 잇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매업부문은 이 회사의 기간사업으로 외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어즈의 4대 핵심부문 가운데 소매업부문은 69%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험업부문(올스테이트)이 23%, 금융서비스부문(딘위터)이 6%, 부동산매매중개업부문(콜드웰뱅커)이 2%를 각각 차지하고있다.
시어즈의 소매업부문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84년에 국내판매 및 크레디트수입은 전년에 비해 10%이상 성장, 2백50억 달러에 달했다.
소매업매출의 절반은 캐털로그의 판매로 채워진다. 1전5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캐털로그는 봄·가을로 두차례 종합편을 내놓고 있으며 크리스머스용·취미별·품목별로 각각 2백∼6백 페이지 분량으로 매년 20∼30종을 내놓고있다.
「미래점포」계획과 함께 캐털로그 부문도「미래의 캐털로그」계획에 의해 종전의 사진설명 위주에서 사진위주의 화보로 탈바꿈시켰다.
또 하나 시어즈의 최근 야심사업은 종합상사부문. 시어즈 월드트레이드사에 손을 대 82년부터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있다. 현재 이를 위해 미국내에서만 시어즈에 납품하고 있는 업체는 1만1천여개 회사가 있다. 이 가운데는 시어즈에만 1백% 납품하는 회사만도 상당수 있지만 이를 매수하지 않는 것이 시어즈의 기업윤리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이같이 종합무역업에 손을 대면서부터 시어즈는 틴에이저 상대의 장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주위로부터는『시어즈가 노골적으로 뻔뻔해 졌다』는 말이 나오고있다.
1세기 가깝게 보수적 성향을 유지해온 시어즈의 변신을 경계, 시샘하는 말이다.
한편 금융서비스부문에서 딘위터는 88년까지 1만1천명의 기업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며 시어즈 금융네트웍의 또 하나의 구성기업인 콜드웰사는 88년까지 미국주택매매시장 점유율을 현재의3.8%에서 12%로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납품회사 매수 안해>
시티은행의「리스튼」전회장은『80년대 최대의 라이벌은 다른 은행이 아니라 시어즈』라고 전부터 직원들을 독려했다. 시어즈의 물자와 자금을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는 방대한 전국점포망의 위력을 말해주는 일화다.
시어즈 사상 최대의 전환을 지휘하고 있는 「텔링」회장은 지난해 5월 정년퇴직 할 예정이었으나 임원회의 요청으로 또 85년 말까지 유임됐다.
「텔링」회장을 유임시키면서까지 기업변신을 꾀하고있는 시어즈지만 한편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없지는 않다. 유선TV와 홈 컴퓨터가 본격화하는 시대가 되면 시어즈의 점포는 무용지물이 되고 상품은 팔리지 않게 되며 금융서비스의 강점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소매업, 기타 시비스 제공회사가 무점포 시대로 되어버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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