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인 부탁해" 오승환도 반한 꼬마스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기사 이미지

세인트루이스의 라커룸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오승환(왼쪽)과 조시아 비에라. [사진 오승환 SNS]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34)이 지난 22일 색다른 경험을 했다. 늘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주는 그가 11세 꼬마에게 사인을 요청한 것이다. 오승환에게 사인을 해준 꼬마의 이름은 조시아 비에라. 키는 70㎝, 몸무게는 7㎏ 밖에 나가지 않는 비에라는 조로증(progeria)을 앓고 있는 환자다. 전세계적으로 50여 명의 아이들이 이 희귀병과 싸우고 있다. 태어난지 두 달 만에 병이 발견된 비에라는 열한 살이지만 신체 나이는 100세가 넘는다고 한다.

조로증 앓는 체중 7㎏ 11세 소년
6년 전 구단 방문 인연 명예코치 돼
라커룸에서 만나 먼저 사인 요청

오승환의 에이전트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비에라는 세인트루이스의 유명인사다. 오승환이 라커룸에 있는 비에라에게 먼저 다가가서 사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비에라는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초청으로 스프링캠프가 열린 플로리다주 주피터를 찾았다. 오승환은 비에라에게 사인을 받은 뒤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비에라와 세인트루이스의 인연은 마이너리그 팀에서 시작됐다. 비에라는 2010년 한 사회복지 단체의 주선으로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싱글A팀인 칼리지 스테이트 스파이크스의 홈 구장을 방문하게 됐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당시 비에라의 구단 방문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영하자 곧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인연을 계기로 비에라는 스파이크스 구단을 자주 찾게 됐고, 선수들은 그를 클럽하우스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스파이크스 구단은 비에라에게 개인 라커를 제공하고 등번호 10번이 적힌 정식 유니폼도 지급했다. 비에라는 배팅 연습 전 선수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카드 게임을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올리버 마몰 스파이크스 감독과 경기 선발 라인업에 대해 토론도 한다. 비에라가 추천한 선수를 기용해 승리를 거둔 경기도 있었다. 스파이크스는 지난해 뉴욕 펜(Penn)리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스파이크스 구단은 그에게 명예 벤치코치 직함을 부여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그를 행운의 마스코트로 여긴다. 지난해 12월 열린 단장 회의인 윈터미팅에도 그를 불렀고, 시즌 전 플로리다에서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비에라의 사진이 박힌 야구 카드도 출시했는데, 오승환은 비에라의 카드에 사인을 받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