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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아파트 한류 씨 뿌린 현대 힐스테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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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 10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도심에서 서남쪽으로 15분쯤 달리자 낯익은 고층 아파트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보리색 건물 외관에 와인색 ‘Hillstate(힐스테이트)’ 로고가 선명했다. 현대건설이 하노이 하동에 지은 하동 힐스테이트다.

자체 브랜드로 1000여 가구 분양
지하 주차장·야외 수영장 등 설치
3.3㎡당 510만원 고가에도 인기

이 단지는 해외 첫 ‘힐스테이트’ 아파트다. 경남기업 등 몇몇 국내 건설사가 베트남에 아파트를 지었지만 한국에서 쓰는 브랜드를 그대로 적용한 곳은 이 단지가 유일하다. 서덕열 하노이 힐스테이트 법인장은 “한국식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와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단지 명을 지었다”고 말했다.

하동 행정타운 안에 들어선 이 단지는 지상 최고 31층 5개 동, 분양면적 102∼168㎡형 아파트 928가구와 빌라 100가구, 상가로 구성된다. 현대건설이 2009년 투자법인 하떠이RNC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아파트와 빌라는 2013년 완공됐고, 은행·음식점 등이 들어서는 상가가 내년 초 완공되면 전체 프로젝트가 마무리된다.

하동 힐스테이트는 베트남에 부는 ‘주택 한류’의 결정판이다. 외관뿐 아니라 내부 설계, 편의시설도 한국식이다. 기존 베트남 아파트가 주상복합식 타워형인 것과 달리 베트남 첫 판상형 구조에 3∼4베이(채광면을 3~4개 공간으로 구획한 구조)로 설계됐다. 입주민인 현지 배우 위엔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집 안에 통풍이 잘 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현대건설은 도시가스 인프라가 부족한 현지 상황을 감안해 ‘중앙집중식 취사용 가스공급 시스템’을 설치했다. 주차장을 모두 지하에 넣고 야외수영장·실내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한 점도 현지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분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1년 진행된 1차 분양은 완판됐지만, 같은 해 5월 이후 베트남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경기가 악화돼 2차 때 미분양이 생겼다. 2년간 주택시장의 암흑기를 거친 뒤 2013년부터 주택경기가 회복해 현재 분양률은 95%, 입주율은 90%까지 올랐다.

분양가는 ㎡당 1290달러(3.3㎡당 510만원대)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상을 위한 집이다. 전체 계약자 중 90%가 실수요자이고 이 중 베트남인은 80% 정도다. 현대건설은 주택사업을 베트남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노이(베트남)=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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