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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와 뮤직비디오 찍은 김종인 “편집 잘 하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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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기자들에게 앞으로는 업무용 휴대전화로만 연락하라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불러주고 있다. [사진 박종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노·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희비 엇갈린 친노?운동권 의원들
오늘 중진 포함 2차 컷오프 발표
“세작” 발언 김경협 등은 경선 기회

더민주는 9일 경선지역 18곳의 경선대상자 39명을 발표했다. 경선대상자 중엔 유승희(서울 성북갑)·유대운(강북을)·김기준(양천갑)·이찬열(수원갑)·은수미( 성남 중원)·김경협(부천 원미갑)·이상직(전주을)·박민수(완주-진안-무주-장수)·강창일(제주갑)·김우남(제주을) 의원 등 현역 의원 10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일단 2차 컷오프(공천배제)는 벗어났다. 당내 비노 진영을 향해 ‘새누리당 세작(간첩)’이라 비난해 당 윤리심판원에서 2개월의 당직 자격정지를 받았던 친노계 김경협 의원, 주승용·정청래 당시 최고위원 간 공방이 오가던 최고위원회의에서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불러 ‘봉숭아 학당’ 논란을 일으킨 유승희 의원도 기회를 얻었다.

공천위 관계자는 “김경협·유승희 의원 등은 지역구에서 경쟁력이 높게 나온 데다 대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엔 빠졌지만 친노 인사 가운데 딸 취업 청탁을 했다가 공개 사과한 윤후덕(파주갑) 의원, 공천위 가부투표 대상이었던 전해철 의원도 지역구 경쟁력을 감안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하지만 막말로 윤리심판원 징계를 받은 정청래 의원, 비서관 월급 상납 논란을 빚은 이목희 정책위의장 등 일부 친노·주류 인사들은 경선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정청래 의원의 경우 과거 언행에 대해 사과 글까지 올리고,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당 로고송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함께 촬영도 했지만 분위기가 싸늘하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 의원이 컷오프 될 경우) 뮤직비디오는 새로 찍지 않고 편집을 잘 하면 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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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컷오프 되면 1차(문희상·유인태·신계륜·노영민·김현 의원 등)에 이어 2차 친노·운동권 의원 물갈이가 이뤄지는 셈이다. 초·재선 중 두 명 정도가 컷오프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공천위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의 초선 의원 한 명, 호남지역의 초선 의원 한 명이 윤리 심사에 걸려 컷오프 될 위기에 있다”고 전했다.

더민주는 10일 발표할 2차 컷오프 명단에 3선 이상 중진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 탈락자 발표에 포함되는 3선 이상 의원들을 보면 ‘김종인표’ 물갈이의 방향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 3선 이상 가운데 이해찬 의원이 포함될지 여부를 놓고 야권이 주목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이 지난 8일 ‘특별공천’(표적공천) 대상으로 발표한 인사다. 국민의당은 이 의원 외에 이목희·정청래·김경협·전해철 의원 등을 ‘친노 패권·무능 86’ 세력으로 표적공천 대상 인사로 꼽았다.

‘친노 청산’을 전제로 야권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의 김한길 의원도 이 의원의 컷오프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이해찬 의원은 오는 12일 세종시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예정해 놓은 상태다.

2차 컷오프 명단과 관련, 공천위 관계자는 “규모가 크진 않더라도 국민 눈높이에 최대한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 비대위 관계자들은 이날 영입인사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 상대로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짤박(짤린 친박)’의 상징인 조 전 비서관을 ‘진박(진실한 친박)’인 윤 의원과 맞붙게 해 수도권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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