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무릎관절 등의 질환모델 체외에서 재현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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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대학연구소에 근무하는 국내 학자가 무릎 연골의 질환모델을 세계 최초로 체외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의 멕케이 정형외과 연구소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는 허수진 박사(38·사진).

8일 인제대에 따르면 허 박사는 최근 ‘미세 구조적 불균일성(Microstructural heterogeneity)이 섬유연골(fibrocartilage)의 기계생물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과 조직공학적 재생'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최근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논문은 인체에서 섬유 연골로 이뤄진 대표적 장기인 무릎 반월판에 노화나 사고로 인해 비섬유상의 비정상적 조직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것이 결국 무릎 반월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허 박사는 이를 토대로 줄기세포와 생체재료를 이용한 조직공학적 방법으로 무릎 반월판 질환모델을 체외에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현재 동물실험이나 인간 사체를 이용한 무릎질환 연구를 대체할 수 있고, 결국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허 박사는 “이번 연구는 무릎 연골과 인대, 근육 등의 질환모델 개발에 응용하는 것은 물론 관련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출신으로 마산 중앙고를 나온 허 박사는 2006년 2월 인제대 의용공학부를 졸업한 데 이어 2008년 석사학위를 받고 201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에 들어가 5년 동안 의공학을 전공해 지난해 9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동안 학비와 연구비,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그가 속한 펜실베이니아대 멕케이 정형외과 연구소는 미국 3대 정형외과 연구소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허 박사는 “한국으로 돌아가 퇴행성 관절염, 추간판 관련질환, 이른바 오십견으로 불리는 어깨질환처럼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분야의 연구를 계속하거나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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