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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스윙 톰슨, 눈 감고 퍼팅 ‘빅3’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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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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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를 제치고 미국여자골프 최고 선수로 우뚝 선 렉시 톰슨이 샷을 하는 모습. 임팩트를 할 때 점프를 하듯 뒷꿈치를 드는 게 장타의 비결이다. 눈을 감고 퍼트를 하는 것도 상승세의 비결이다. [중앙포토]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렉시 톰슨(21·미국)이 세계랭킹 3위로 올라섰다.

비거리 늘리려 임팩트 순간 점프
평균 290야드, LPGA 최장타자
헤드업 안하려 퍼팅 때 눈 감아
혼다 타일랜드 우승, 세계랭킹 3위

지난달 28일 끝난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하면서 스테이시 루이스(31·미국)를 제치고 미국 여자골퍼 가운데에선 가장 순위가 높은 선수가 됐다. 이제 그는 리디아 고(19·뉴질랜드)-박인비(28·KB금융그룹)와 함께 세계여자골프 ‘빅3’로 꼽힌다.

 키 1m83cm의 톰슨은 소문난 장타자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90야드로 LPGA투어 1위다. 전체 선수의 평균 보다 40야드 가까이 더 멀리친다.

그러나 퍼트 실력은 뛰어나지 않았다. 신인이던 2011년 톰슨은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 1.85개로 93위에 그쳤다.

지난해엔 홀과 5cm 거리에서 퍼트를 하면서 헛스윙을 해 타수를 잃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올해는 달라졌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웬만한 남자 부럽지 않고, 퍼트 실력도 날로 좋아지고 있다.

 톰슨이 장타자가 된 것은 큰 오빠 니콜라스(34), 작은 오빠 커트(23)와 함께 어릴 때부터 골프를 한 덕분이다. 지는 것을 매우 싫어했던 그는 오빠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드라이버를 힘차게 휘둘렀다. 그의 두 오빠는 현재 PGA 투어와 2부 투어에서 각각 활동하고 있다.

작은 오빠 커트도 지난해 미국 2부 투어에서 평균 321야드를 기록하면서 장타부문 1위에 올랐다. 정작 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큰 오빠 니콜라스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81야드로 짧은 편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렉시 톰슨이 더 멀리 친다.

 렉시 톰슨은 오빠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임팩트 동작에서 뒷꿈치를 드는 점프 스윙을 개발했다. 이 스윙은 이론적으로 근거가 있다. 타이거 우즈(40·미국)의 코치 크리스 코모는 “힘은 지면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

코모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수영장 다이빙보드에서 뛰어내리면서 스윙하는 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했다. 비디오를 보면 코모는 허공에서 몸을 꼬지 못했다. 지면의 힘을 이용할 수 없는 허공에서의 스윙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톰슨은 땅을 지지대 삼아 뒷꿈치를 들면서 지면의 힘을 최대한 이용하는 스윙을 하는 것이다.

 톰슨이 상승세를 타는 또다른 비결은 퍼트를 할 때 눈을 감는 것이다. 톰슨은 올해 그린적중시 평균 퍼트수가 1.74개로 17위다. 지난해엔 37위였다. 톰슨은 올 시즌 2개 대회에 나와서 버디 55개, 이글 3개를 잡았다. 대부분 눈을 감고 기록한 것이다. 톰슨은 먼 거리 퍼트를 할 때만 눈을 뜬다.

 눈을 감으면 스윙 리듬을 더 잘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연히 헤드업도 하지 않는다. 톰슨은 지난해 마지막 대회 도중 이 방법으로 퍼트를 해봤다. 눈을 뜨고 할 때 보다 결과가 더 좋았다. 그래서 올해부터 실전에서도 눈을 감고 퍼트를 한다. 톰슨은 “눈을 뜨고 퍼트하면 긴장이 되는데 눈을 감으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수잔 페테르센(35·노르웨이)도 2013년 대회 중 종종 눈을 감고 퍼트를 하기도 했다.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6승을 기록한 닉 팔도(59·잉글랜드)도 한 때 그린에서 눈을 감았다.

 페테르센은 2013년 “눈을 감고 퍼트를 하면 바로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휴지를 넣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온다”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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