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찔끔' 늘자 허리 졸라맨 가계… 실질 소비 2년만에 감소

지난해 가계소득 증가율이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 증가폭이 둔화된 영향으로 실질 소비증가율은 2년 만에 감소했다. 가처분 소득 대비 지출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당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2009년(1.2%)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0.7%)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9%에 머물렀다. 2013년(0.8%)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이 1.6% 증가했고 기초연금 및 공적연금을 받는 장년층이 늘면서 이전소득은 9.4% 증가했다. 반면 경기 부진 여파로 사업소득은 1.9% 줄었다.

소득 증가폭이 둔화되자 가계는 지갑을 닫았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1년전 보다 0.5%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하면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0.2%다.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2013년(-0.4%)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담뱃값 인상 영향으로 주류ㆍ담배 소비가 전년 대비 18.8% 늘었다. 월세 가구가 늘어 주거ㆍ수도ㆍ광열(4.8%) 지출도 증가했다. 반면 교통(-3.7%), 의류ㆍ신발(-4.4%), 통신(-1.7%) 분야 소비는 줄었다.

지난해 가계의 월 처분가능소득은 365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1.9% 늘었다.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종전까지 사상 최저 수준이던 전년(72.9%)보다도 1.0%포인트 떨어졌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