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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먹는 물’ 시장…수소·탄산수로 진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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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조선시대 봉이 김선달의 일화는 ‘허무 맹랑한 수단으로 남을 속이는 일’의 대명사로 꼽힌다. 그 정도로 물을 돈을 주고 산다는 건 3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유엔이 3월 22일로 정한 ‘국제 물의 날’의 올해 테마는 “Water and Jobs”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약 15억명의 사람이 물과 관련된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그 정도로 물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됐다.

그 중에서도 ‘먹는 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내 먹는 물 산업의 역사는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국내에서 생수 판매가 공식 허용된 것은 1995년이다. 1994년 헌법재판소가 “생수 판매 금지 조치는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함에 따라 이듬해 정부가 ‘먹는 물 관리법’을 제정했다. 이때부터 물은 ‘사먹는 상품’이 됐다.

NH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은 장기화된 경기침체 속에서도 2000년부터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며 “△건강에 대한 인식변화 △1인가구 증가 △신제품 출시를 통한 먹는샘물 시장 확대 등의 요인으로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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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물 시장은 생수 위주에서 탄산·수소수 등 ‘프리미엄 물’로 시장의 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조 연구원은 “수소수는 질병과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활성산소와 결합해 이를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소가 식품첨가물로 허용됨에 따라 아직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휴대용 수소수 제품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일본에선 먹는 샘물 시장의 10%를 수소수가 차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시장규모만 약 250억엔(약 2760억원)이다. 조 연구원은 “수소수는 기능적 건강 효능이 가장 입증된 물로 향후 성장성이 높다”며 “국내의 경우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먹는샘물이 점차 갈증 해소용 생수에서 미용 및 건강 기능성 생수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탄산음료의 대체품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커가고 있는 탄산수 시장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생수 업계 1위 '제주 삼다수'를 만드는 제주개발공사(삼다수제조회사)는 3월 프리미엄 탄산수 제품을 출시하며 이 시장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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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구원은 “유럽은 이미 먹는 물 시장의 40%를 탄산수가 차지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80%나 된다”며 “한국도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먹는 물 시장에서 탄산수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조 연구원은 먹는 물 시장 진화에 따른 수혜주론 국내에서 삼다수를 유통하고 있는 광동제약, 제주개발공사(삼다수제조회사)와 탄산수 개발을 합작한 CJ 제일제당, 탄산수 트레비와 생수 아이시스를 만드는 롯데칠성, 수소수 기기를 제조하는 솔고바이오 등을 꼽았다. 해외에선 미국 네슬레와 내셔널비버리지, 소다스트림, 일본 이토엔, 로토제약 등을 추천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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