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7의 가상현실 승부수…저커버그 “삼성과 손잡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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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속으로 21일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갤럭시S7을 장착한 ‘기어VR’을 쓰고 가상현실 콘텐트를 감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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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기어360’(작은 사진)은 360도 영상을 찍는 카메라로 갤럭시S7 등을 통해 재생된다. [블룸버그]

“가상현실(VR)이 바로 차세대 플랫폼이다. 우리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모바일 기기 제조의 글로벌 리더인 삼성전자가 손잡고 최고 수준의 가상현실을 구현하겠다.”

삼성, 7번째 갤럭시S 공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 개막 하루 전인 21일(현지시간) 오후 7시쯤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 행사. 깃 없는 회색 티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가상현실의 중요성을 역설한 이는 바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였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일곱 번째 제품이 베일을 벗는 자리는 저커버그의 깜짝 등장으로 그 열기가 달아올랐다.

 저커버그의 등장은 삼성전자가 가상현실에 얼마나 전력투구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페이스북은 2014년 가상현실 기기 업체인 오큘러스VR을 23억 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가상현실 시장에 대한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S7만큼이나 가상현실 기술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우선 행사장 모든 좌석에 갤럭시S7이 장착된 ‘기어VR’ 5000대를 깔았다. 가상현실의 체험·공유 도구로서의 S7 시리즈의 매력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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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갤럭시S7이지만 S7과 연동되는 가상현실 기기들이 무대를 장악했다. ‘한계를 넘어서(Beyond Barriers)’라는 행사 메인 테마는 기술 정점에 올라 이젠 ‘내리막길’이 예상되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행사장에서도 스마트폰의 미래를 가상현실로 확장하고, 이는 인간의 체험과 삶을 확장할 것이란 비전이 제시됐다.

 원형 무대로 걸어나온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는 단순한 스마트폰 그 이상”이라며 “여러분을 새로운 경험의 세계로 이끄는 관문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고 사장의 신호에 맞춰 ‘기어VR’을 쓴 관객 모두는 가상현실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기어 속 행사장 천장이 열리고 관객의 몸이 떠올라 갤럭시S7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360도 가상현실 영상을 체험했다.

 외신들은 스마트폰의 미래로 가상현실의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CNBC는 “삼성이 이제 시장을 만들고 혁신을 끌어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훌륭한 기능들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갤럭시S7 시리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기어VR, 360도 카메라 모두 스마트폰의 확장 또는 연장이지 스마트폰 그 자체의 혁신은 아니라는 의미에서다.

 영국 BBC는 전문가를 인용해 “카메라와 메모리 칩셋, 방수 기능과 같은 의미 있는 기능 향상이 이뤄졌지만 소비자가 한눈에 봤을 때는 지난해 나왔던 모델(갤럭시S6)과 같아 보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7 시리즈는 다음달 11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북미·유럽 등 주요국에서 갤럭시S7 시리즈 선구매자에게 기어VR을 무료로 주는 마케팅 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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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전영선·김경미 기자 azul@joongang.co.kr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체험자가 속한 시공간과 다른 3차원의 시공간이나 허구의 상황을 특수 기기를 통해 경험하는 것. VR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에 가상의 사물·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과 함께 차세대 실감형 콘텐트 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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