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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고 불편한 위, 벌집 밀랍 추출물로 다스려 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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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벌은 건강에 많은 이로움을 주는 곤충이다. 비타민·미네랄·아미노산이 풍부한 벌꿀과 로열젤리, 병균·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천연 항생제 프로폴리스, 그리고 민간요법으로 디스크 치료에 사용하는 봉독(蜂毒)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벌집 밀랍에서 추출한 ‘비즈왁스알코올(Beeswax alcohol)’이 위의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앓는 위·식도·십이지장 질환에 도움을 주는 비즈왁스알코올의 효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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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과묵한 편이다. 감각신경이 위점막에는 발달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자극적이고 기름진 식단, 불규칙한 식습관, 폭음·폭식, 스트레스로 혹사당하면 결국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위벽을 지키는 위점막이 손상되고, 그 자리에 강력한 산성인 위산이 닿아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속쓰림, 위경련, 오심·구토, 소화불량, 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는 건 염증이 꽤 심각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036만 명이 위염 및 식도·십이지장염 진단을 받았다. 심하지 않은 염증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거나 일정 기간 금식하면 낫지만 위를 계속 홀대하면 만성위염이나 위궤양으로 발전한다. 만성위염과 위궤양은 위암의 주요 원인이다.

위 기능 개선 돕는 비즈왁스알코올

위염 치료제 대부분 증상 개선에 그쳐

쉽게 낫지 않는 위염에는 보통 위산 분비 억제제를 처방한다. 그러나 위산 분비를 막는 치료제는 정공법이 아니다. 증상이 더 나빠지는 것은 막지만 깎여나간 위점막을 직접 재생시키지는 않는다. 완치는 아니고 증상만 개선하는 식이다. 더맑은내과 박민선 원장은 “위산이 위벽을 더 이상 망가뜨리지 않게 하고, 그 사이 점막이 회복되도록 기다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위점막을 완전히 대체하는 치료제는 없다. 위벽을 보호하긴 하지만 가벽을 잠시 세워두는 정도다. 박 원장은 “위장벽 보호제는 성분이 위 점액과는 다르다. 위점막이 예전처럼 충분히 두꺼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점에서 위산 분비 억제제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더욱 빠른 회복을 위해선 위 점액 분비를 늘리는 영양소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박 원장은 “위에 부담을 줄이면서 위 점액을 늘리는 성분을 함께 섭취하면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백질과 비즈왁스알코올을 추천했다. 고기·생선·콩으로 흔히 섭취하는 단백질은 손상된 위점막의 재료가 된다. 비즈왁스알코올은 위 점액 분비량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벌집의 밀랍에서 여섯 가지 고분자 지방산 알코올을 추출·혼합한 이 성분은 체내 활성산소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활성산소는 위 점액 분비 세포를 공격하는데, 비즈왁스알코올이 활성산소를 줄여 담당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점액량을 늘린다.

실제 약리학연구지(Pharmacological Research)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즈왁스알코올을 투여한 쥐는 용량에 따라 위점액량이 124.4~157.0㎎ 늘어난 반면, 투여하지 않은 쥐는 10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류성 식도염에서는 더 확실한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전문의약품인 오메프라졸에 버금가는 효능을 보였다. 2014년 세계소화기학회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 병변에서 오메프라졸은 51%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같은 조건에서 비즈왁스알코올은 100㎎을 투여했을 때 44%, 200㎎을 투여했을 때 46%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위 질환자 60명 대상 실험서 효능 입증

인체 시험에서도 위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위 질환이 있는 남녀 60명에게 비즈왁스알코올을 6주간 섭취토록 한 후 위·장관증상평가척도(GSRS) 점수로 평가한 결과 피험자의 복통과 속쓰림, 위산 역류, 오심·구토, 복부 가스 팽창 등 5개 증상 점수가 개선됐다. 복통과 오심·구토는 100% 개선됐고, 속쓰림과 위산 역류는 91.7%, 복부 가스 팽창은 90.0%가 개선됐다(Revista CENIC Ciencias Biologicas, 2009).

 비즈왁스알코올과 함께 튼튼한 위를 만드는 음식으로는 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사과가 꼽힌다. 평소 꾸준히 섭취하며 위 건강을 지켜야 위염과 같은 불청객을 막을 수 있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U는 위점막을 생성하는 호르몬인 프로스타글란딘 분비를 촉진하고, 위산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한다. 혈액응고를 돕는 비타민K가 풍부해 상처가 난 위벽의 출혈을 막는다. 브로콜리는 양배추보다 비타민U가 풍부하다. 게다가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딘, 셀레늄이 듬뿍 들어 있어 위암을 예방한다. 토마토에 든 라이코펜 성분은 위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천연물질로 꼽힌다. 사과의 주성분인 펙틴은 위장운동을 돕고, 위점막에 벽을 만들어 유해물질의 흡수를 막는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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