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올림픽] 1차투표 1위 … 유럽 몰표에 역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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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세표 차.

2010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1차 투표에서 평창은 과반수에서 세표가 모자랐다.

1차 유효투표 1백7표 중 평창은 예상을 깨고 1위(51표)를 했다. 2위인 밴쿠버(40표)보다 무려 11표가 더 많았다. 세표만 더 얻었다면 과반수(54표) 득표로 1차에서 바로 개최지로 확정될 수 있었다. 한국유치단조차 깜짝 놀랄 만한 선전이었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잘츠부르크(16표)의 표를 2차 투표에서 흡수하지 못한 것이 역전패의 원인이었다. 2차 유효투표는 1차보다 두표가 늘어난 1백9표. 평창은 단 두표가 늘어난 53표에 그쳐 잘츠부르크의 표를 쓸어간 밴쿠버(56표)에 올림픽 개최권을 넘겨줬다.

전문가들은 유럽 IOC 위원들이 2012년 여름올림픽을 겨냥, 밴쿠버를 지지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2012년 올림픽 유치를 놓고 유럽의 6개 도시가 뉴욕과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올림픽을 밴쿠버가 개최할 경우 대륙 분배 차원에서 뉴욕을 따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현지 언론과 외신은 밴쿠버가 개최권을 따냈지만 사실상 평창이 승리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투표가 끝난 뒤 가진 리셉션에서 "평창의 프레젠테이션은 정말 훌륭했다. 2014년에는 평창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영국 데일리 그래프지의 미히르 보스 기자는 " 올림픽을 치르면 부모와 형제가 만날 수 있다는데 표를 안 찍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평창이 IOC 위원들을 감동시켰다. 다음에는 평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체코의 '스포츠지' 루보미르 소첵 기자도 "평창의 프레젠테이션은 내게도 큰 감동을 줬다"고 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4일자에서 "평창이 세계지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제목으로 평창의 선전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프라하=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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