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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신당' 진검 빼 든 민주 신주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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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신주류가 3일 독자적으로 신당 추진을 강행키로 했다. 이에 대해 구주류는 '해당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서 민주당은 또다시 분당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김원기(金元基) 신당추진모임 의장 등 신주류 의원 28명은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의원 60명이 포함된 신당추진기구 명단을 발표하는 등 독자적 신당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3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신당추진모임 전체회의에서 김원기 의장(오른쪽에서 둘째) 등 의원들이 얘기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金의장은 "우리가 추진하는 신당은 중도개혁적 국민정당을 지향한다"며 "앞으로 학계.관계.법조계.시민단체 등에서 경륜과 안정감 있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민주화 개혁 세력과 균형을 이룬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진모임은 이날 이해찬(李海瓚)의원을 기획단장에, 이재정(李在禎)의원을 총무위원장에, 신기남(辛基南)의원을 정치제도개혁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인선 작업을 완료했다. 특히 외부 인사 영입을 주로 맡게 될 국민참여위원회 1, 2위원장에 남궁석(南宮晳).천정배(千正培)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또 김근태.김상현(金相賢) 의원 등 중도파 중진들이 고문으로 추대됐고, 추진기구의 핵심 조직인 운영위원회에는 이강철(李康哲) 대통령 정무특보 내정자.조성래(趙誠來)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등 노무현 대통령 주변의 핵심 인사들이 포진됐다.

추진기구 발족을 주도해온 이상수(李相洙)총장은 "신당추진기구는 앞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회 등을 열어 대국민 홍보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이르면 7월 말 외부 영입 인사의 명단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李총장은 또 "신당을 추진해가는 과정이라도 구주류에게 문호를 열어놓을 것이며 협상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주류 핵심인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당의 공식 승인이나 결의 없이 당 해체를 전제로 한 신당을 만들기 위해 기구를 띄우는 것은 해당 행위며 징계사유"라며 "합리적 절충은 계속하겠지만 민주당을 확대해야지 신당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도파와 신주류 일각에선 '전당대회 담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구주류도 이미 '당 사수를 위한 전대 소집'을 주장하고 있어 신.구주류가 전당대회를 통해 결판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이날 추진기구가 선임한 분과위원장과 위원 60명의 의원 중 조순형.김경재.박병석.김효석.정철기 의원 등 7명은 명단이 발표되자 각기 "나는 신당에 참여할 뜻이 없다" "위원으로 임명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신당추진 기구의 출발이 순탄치만은 않은 것 같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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