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격해도 중국은 모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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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평양을 찾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오른쪽 세번째) [노동신문]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2일 오후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를 한 이후라 시선이 집중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고 북핵 제재 국면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지 궁금해진다.

우다웨이는 과연 북한에 어떤 카드로 설득과 협박을 할까? 설득은 3가지며 협박은 1가지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설득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라. 중국은 동해가 아닌 서해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이 중국에 대한 경고를 받아들인다. 중국 단둥이 코 앞에 있다. 그래서 우다웨이는 그것을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라고 경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카드는 효과가 없을 듯하다. 북한은 자주권의 문제라며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우다웨이가 방북 중에 위성발사 계획을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에 공식적으로 통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2012년 11월 북한이 광명성 3호 2호기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 로켓의 발사를 예고하자 시진핑의 심복이었던 리젠궈(李建國) 정치국 위원을 평양에 보내 북한을 설득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간섭을 하지 말라며 거절했다. 결국 그해 12월 12일 은하 3호를 발사했다.

둘째, 남북대화를 재개하라. 중국은 이 위기의 돌파구는 남북대화로 생각한다. 북미 대화가 최상이지만 미국이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3년 2월 북한이 제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했을 때 출구전략으로 남북대화로 북한을 다그쳤다. 중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빌미삼아 미국이 전략폭격기 B-52와 핵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출현시킨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중국은 첨단무기로 미국이 한반도에 출현해 자신들의 국경을 감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시진핑은 거듭 경고했고 급기야 북한은 2013년 6월 남북대화를 제의했다. 하지만 수석대표의 ‘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우다웨이는 이번에도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출구전략을 남북대화로 풀려고 한다. 결과는 5월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카드는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 8?25합의 처럼 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셋째, 6자회담에 참석하라. 중국은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 이 회담을 통해 북핵을 풀려고 한다.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형식적으로 북한에 6자회담 참석을 종용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참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이 전망된다. 이 카드도 효과가 없을 듯하다.

중국은 위의 3가지 설득의 조건으로 북한에 무엇을 제시할까?

중국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나선경제무역지대와 신의주국제경제지대에 대한 투자다. 북한은 양 특구에 심혈을 기울였고 김정은도 올해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경제적인 성과를 북한 주민들에게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의 투자를 통한 경제강국 건설이다. 중국의 투자는 동남아 화교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어 김정은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다. 북한이 이에 대답할 것인지 주목된다.

그러면 중국의 협박 카드는 무엇일까?

중국은 국제사회가 압박하려는 경제제재에 소극적이다. 중국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큰 목표는 핵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북한 정권의 안정이다. 김정은이 이런 중국의 속내를 알고 있는 한 경제제재의 효과는 떨어진다. 그리고 북?중 교역으로 먹고 사는 중국 국민들도 적지 않아 국경폐쇄 같은 강력한 경제제재를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중국은 북한에게 무엇으로 협박할 수 있을까?

미국이 공격해도 중국은 모른다. 이 말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다. 북중 동맹은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으면 다른 쪽이 자동적으로 군사 개입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것은 꼭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덩샤오핑은 1983년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일의 질문에 “그 때 가서 생각할 문제”라고 대답했다.

북한은 중국이 자신을 지켜줄 지에 대한 의심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핵개발에 매달렸던 것이다. 믿을 곳은 자기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김정은도 같은 의심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덩샤오핑의 대답이 먹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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