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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찍는 MRI’ 22년 만에 첫 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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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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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을 수상한 서현석씨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때는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데, 어린이나 중환자는 이를 힘들어 해요. 편하게 찍을 수 있는 MRI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휴먼테크 논문대상 119편 선정
KAIST 박사과정 서현석씨 수상

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제 22회 휴먼테크 논문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카이스트(KAIST) 박사과정 서현석(29)씨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1994년 제정한 이 상은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중앙일보가 후원한다.

서씨의 논문 제목은 ‘위상 정보를 이용한 자가 게이팅된 심장 자기공명영상법’. 쉽게 말해 MRI를 찍을 때 환자들이 겪는 불편을 줄여주는 기술이다. 기존 MRI는 환자의 호흡이나 장기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호흡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가 진단을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씨의 기술은 대동맥의 속도 변화와 복부의 움직임을 자기공명 신호의 위상변화를 통해 별도의 장치 없이 장기가 움직여도 MRI가 이를 감안해 영상을 찍는다. 서씨는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한국 과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씨는 22년 만에 처음 나온 대상 수상자다. 지난해까지 최고 영예는 금상이었다. 논문 심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그간 금상 수상자들의 논문 모두 우수했지만, 실생활에 바로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서씨의 연구는 완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지금 쓰이는 대부분의 MRI 기기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만장일치로 대상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상은 대학분과 9편, 고교분과 2편 등 총 11편이 받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혁(18)군은 ‘뇌성마비 환자를 위한 보행보조 재활 로봇 개발’이라는 논문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그가 개발한 재활 로봇은 기존 제품에 비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또 80만원에 달하는 핵심 모터를 2만원 대의 부품으로 대체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수상 논문 119편에 약 8억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학교에 주는 특별상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가 최다 수상 학과, 최다 제출 학과 2관왕을 차지했다. 고교에서는 경남과학고가 최다 수상 학교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강성모 KAIST 총장, 송필호 중앙일보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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