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前 일본총리 발언 또 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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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가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도쿄(東京)신문에 따르면 모리 전 총리는 한 토론회에서 "아기를 한 명도 낳지 않은 여성이 자유를 구가하고 즐기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국가에 대해) 세금으로 도와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많이 낳은 여성을 장차 국가가 돌봐주는 것이 본래의 복지"라고 말하면서 이런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 전 총리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여성 국회의원들의 사과요구 등 항의가 거세자 "토론회 대상이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어머니들이었고, 여성들을 비하할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본에서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이른바 '소자화(少子化.아이를 적게 낳는 현상)'를 지적하려다 그만 '말실수'를 하고만 셈이다.

모리 전 총리는 재임 중에 "일본은 신(神)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나라"라는 이른바 '신의 나라 발언'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정치인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많이 하고 있지만 예상 외로 사회적 파문은 적은 편이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비록 어느 교수의 말을 전하는 식이었지만 "생식능력을 상실한 할머니들이 살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올 봄 엄청난 표를 얻어 지사선거에서 재선했다.

[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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