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인 초기 작품 발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풀'의 시인 김수영(1921~68)이 1949년 4월 자유신문에 발표했으나 이후 소실돼 존재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시 '아침의 유혹'이 발굴됐다.

그동안 '아침의 유혹'은 59년에 출간된 김수영의 유일한 시집인 '달나라의 장난'(춘조사)과 81년에 나온 '김수영 전집'(민음사)에 실리지 못했다.

출판사는 전집 개정판 작업 도중 유족 김수명(김수영의 여동생)씨 작업노트의 메모를 발견, 시의 존재를 확인하고 국회도서관.국립도서관 등을 뒤져 영인본과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된 신문을 찾았다고 밝혔다. 시는 4월 1일자 2면 왼쪽 중앙에 실려 있었다고 한다.

출판사는 시를 개정판에 싣기 위해 텍스트 확정작업을 거쳤지만, 발표지면이 심하게 훼손돼 판독이 불가능한 부분이 남았고 불가피하게 '○○'으로 표기했다.

해방 직후 한국전쟁 직전까지 쓰여 김수영의 초기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시편들은 드물다. '달나라의 장난' 후기에서 김수영은 "낡은 작품일수록 애착이 가지만 해방 후의 작품은 거의 소실됐고 수중에 남아 있는 것들은 세 작품뿐"이라고 밝혔다. 전집 초판에는 50년 이전 시편 8편이 실렸었다.

곧 출간되는 전집 개정판 1권 시집에는 '아침의 유혹'은 물론 지난해 발굴된 '판문점의 감상'도 들어 있다. 2권 산문집에는 초판 출간 후 발견된 17편의 산문이 실린다.

출판사는 시집의 경우 "시인이 남긴 원고와 대조작업을 벌여 초판의 오류를 상당부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