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아들에게 음식물 알레르기 증상 많은 이유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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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의 장내 면역반응 억제 원리 [사진 = IBS]

유아들에게 음식물 알레르기 증상이 많은 이유가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미생물공생연구단은 음식물에 들어있는 항원이 장내 면역 시스템 발달과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몸 속 면역체계 입장에선 일종의 외부 물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면역체계 이상을 동반하지 않고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의 이유를 오랫동안 연구했고 ‘경구 면역 관용(oral tolerance)’이라 불리는 몸의 반응을 발견했다.

이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처럼 입으로 먹는 특정 항원에 대해 특별하게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이 유도되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장 점막에 끊임없이 노출된 음식물이나 장내 공생 세균에 대해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서 유래한 항원이 소장 점막 면역시스템의 면역 관용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세균 및 음식 유래 항원이 없는 무항원 생쥐의 소장에 있는 면역세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무항원 생쥐 소장에서 일반적인 생쥐와 비교해 면역억제세포(T세포)가 현저히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반 생쥐와 무균 생쥐에게 제공되지 않았던 새로운 특정 음식물 항원을 무항원 생쥐에게 먹인 실험에서도 이들 생쥐의 소장 점막에선 다른 생쥐보다 높은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이를 확장하면 음식물 알레르기가 처음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유아기에 많이 발생하고 성장기를 거치면서 빈도가 낮아지는 현상에 상관 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찰스 서 단장은 “몸 속 면역 시스템은 음식물 항원을 만나면 소장 내 면역억제세포 수가 늘어나 점막 면역반응이 억제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음식물 알레르기 치료법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찰스 서 단장은 “본 연구결과를 응용하면 면역 과민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29일 게재됐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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