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특구, 여의도 13배 크기로 개발한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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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신의주국제경제지대(신의주특구)에 여의도 면적의 13배 규모에 해당하는 국제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본지 2015년 10월 26일 1, 6면>

IT·금융 등 포함 투자안내서 공개
핵실험 여파 투자 유치 쉽잖을 듯

북한 웹사이트 ‘내 나라’는 27일 ‘신의주국제경제지대 투자안내서’를 공개하면서 부지 38㎢에 35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경제특구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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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구 내에는 ▶최신 정보기술산업 ▶생산 및 가공산업 ▶물류·무역 및 금융 ▶관광산업 등 4개 분야가 들어선다. 특구 운영은 평양시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신의주지구개발총회사가 맡았다.

신의주특구는 산업 지역 29%, 주민 지역 16%, 도로 및 광장 지역 13%, 공공건물지역 11% 등으로 계획됐다. 남신의주의 중심을 통과하는 평의선(평양~신의주) 일부 구간을 변두리로 이전하고 고속철도 건설을 포함시켰다. 고속철도화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북한도 여건만 되면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육상(중국~중앙아시아~유럽)과 해상(중국~동남아~아프리카~유럽)에서 추진하는 신실크로드 전략이다.

중국 외교학술지 ‘세계지식(世界知識)’은 지난해 12월 16일자에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대사가 지난해 4월 북한 이용남 대외경제상에게 일대일로 구상과 전망을 소개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3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을 추진할 비전과 행동’을 발표할 즈음 한국도 정식으로 일대일로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가장 골칫거리인 전력 문제는 특구 내 토성리에 석탄과 중유 등 복합연료를 이용한 40만KW 규모의 급열식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해결할 예정이다.

압록강에 있을 수 있는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압록강 물의 10%를 처리할 수 있는 길이 8㎞, 폭 100m의 운하도 건설한다.

투자안내서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편의를 위해 고층 건물에 20개 이동통신기지를 설치하고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될 토성리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해 위성TV·팩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발표돼 외국인 투자 유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은 과거(1991년 말) 나선경제무역지대 등 특구를 발표했을 때도 악재(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등 1차 핵 위기)가 터져 투자 유치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도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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