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고승들, 강원도서 ‘명상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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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아잔 간하 스님, 아잔 브람 스님, 심도 스님, 혜국 스님.

태국의 밀림에서 아잔 간하(66) 스님은 제자들과 걸으면서 수행을 하고 있었다. 그때 9m나 되는 맹독성 코브라가 일행을 공격했다. 제자들은 멀찌감치 달아났다. 아잔 간하 스님은 동요하지 않았다. 제자리에서 가만히 코브라를 쓰다듬었다. 코브라는 조용히 숲속으로 사라졌다. 이 일화는 태국 불자들에게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내달 25~28일 법문·수행법 강연
각본 없이 법담 주고 받는 시간도

 아잔 간하 스님을 비롯한 세계 명상의 고수들이 강원도를 찾는다. 2월 25~28일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세계명상대전’이다. 태국의 숲에 있는 16개 사찰을 관장하는 아잔 간하 스님은 태국에서는 ‘루앙 포 야이(최고의 스님)’로 불릴 만큼 유명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물리학도 출신의 서양인 스님도 있다. 호주 불교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잔 브람(65) 스님은 ‘21세기 서양 붓다’로 불린다.

“대학생 때는 물리학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 않더라. 진리의 창구는 물리학이 아니라 명상이더라.” 유투브에 올라오는 그의 동영상 법문에는 매년 수백만 명이 접속한다. 독일에서는 그의 저서가 베스트셀러다.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은 “아잔 브람 스님의 명상은 이론이나 신념의 명상이 아니다. 인간의 삶을 실질적이고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는 평화와 행복의 명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세계명상대전은 명상에 관심이 있는 종교인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3박4일 과정으로 열린다. 1박2일, 2박3일 참가도 가능하다.

각 일정은 명상 고수들의 법문과 강연, 수행법 지도 등으로 진행된다. 각본 없이 법담을 주고 받는 시간도 갖는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인해 미뤄졌다.

 대만에서는 “불법(佛法)은 하나다”란 기치 아래 세계불교통합운동을 펴고 있는 심도(68) 스님이 온다. 그는 대만 영취산불교 교단의 최고지도자다. 신도 수만 50만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해인사에서 10만배 정진을 마친 뒤 오른손 세 손가락을 태우는 소지공양(燒指供養)과 함께 3년간 태백산 도솔암에서 솔잎과 쌀로 생식하며 수행한 혜국(68·충주 석종사 회주) 스님이 참가한다. 문의 세계명상대전조직위원회 사무국 02-451-0203.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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