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이멍구 영하 50도…미 동부 시속 100㎞ 눈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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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에 식료품 사재기 중국 대륙에 불어닥친 한파와 함께 폭설경보까지 내려지자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시민들이 채소 등 식료품을 사재기했다. 22일 시내 한 수퍼마켓의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 둥팡망]

중국이 영하 50도의 추위에 꽁꽁 얼어붙었다. 35년 만에 중국 대륙으로 불어닥친 시베리아의 찬 공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북동으로 1000여㎞ 떨어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어얼구나(額爾古納)는 21일 최저기온 영하 47.5도로 1980년 1월 9일의 46.2도였던 종전 최저 기록을 깼다. 네이멍구와 헤이룽장(黑龍江)성에 걸친 대흥안령 삼림지대는 영하 50도 아래로 내려갔다.

 이번 한파 영향으로 중부 저장(浙江)·안후이(安徽)·장시(江西)·상하이(上海)·후난(湖南)·후베이(湖北)성에는 큰 폭설이 내리고 올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폭설 영향으로 상하이 훙차오(虹橋)·푸둥(浦東)·난징(南京)·항저우(杭州) 공항을 운항하는 국내외 항공편이 결항되고 고속도로가 얼어붙으면서 곳곳에서 교통대란도 벌어졌다.

베이징도 23일 영하 16~17도까지 내려가 지난 30년 동안 1월 최저기온이었던 영하 17도에 육박할 전망이다.

 한파로 시민들이 채소 등 식료품 사재기에 나서면서 일부 상품 진열대가 텅텅 비기도 했다. 저장성 항저우의 한 재래시장에서는 1근에 7위안(약 1280원) 하던 청경채가 13위안(약 2370원)으로 폭등했다고 저장일보가 보도했다. 중앙 기상 당국은 오는 29일 전후로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미국은 ‘역사적인 눈폭풍’에 비상이 걸렸다. 미 기상청은 “22일부터 주말인 24일에 걸쳐 워싱턴DC를 비롯한 동부 15개 주에 최대 풍속 60mph(98㎞/h)에 육박하는 눈폭풍이 형성되면서 최대 60~90㎝의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눈폭풍에 영향을 받는 이들은 7500만 명이다.

워싱턴DC는 22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간)을 기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2일 오후 11시부터 25일 아침까지 워싱턴 시내 지하철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샬럿·노스캐롤라이나·워싱턴DC·볼티모어·필라델피아 등에서는 학교 휴교령이 내려졌고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항공편 2000여 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국내에도 24일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한파가 찾아온다고 기상청이 예보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8도까지 떨어진다. 인천·경기의 최저기온은 영하 16~21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주말 전국 대부분 지방에선 낮에도 영하권 날씨가 이어진다.

눈 소식도 있다. 23일 오전 충청 이남 서해안 지역에서 내리기 시작해 오후부터 전남북과 제주도로 확대된다. 23일 밤에는 경기 남부와 충북 지역에도 눈발이 날릴 것으로 보인다. 적설량은 5~20㎝다. 강추위는 26일 풀리기 시작해 27일께 평년 기온을 되찾을 전망이다.

워싱턴·베이징=김현기·신경진 특파원
서울=강기헌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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