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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 故정주영 회장의 '역발상·현장'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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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 [사진 중앙포토]

 
김수남 검찰총장이 검사들에게 수사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역발상’과 ‘현장’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지난 13일 공식 출범한 반부패범죄 특별수사단(TF)의 수사 대상ㆍ방식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 총장은 고검검사급 전출식(12일)과 전입식(13일)에서 “며칠 전 대한민국 건설업이 1975년 중동지역에 진출한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었다”며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중동 진출을 언급했다.

김 총장은 이어 “당시 정부는 ‘낮에 너무 덥고 물이 없어 공사가 어렵다’는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건설사 회장(정주영)은 ‘낮에 자고 밤에 일하면 되고 비가 오지 않아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쉽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역발상과 현장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검사들도 항상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현장을 살펴보면 좋은 방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요즘 대검 참모들에게 "검사들이 구속 의견을 보고하면 간부들은 ‘왜 불구속은 안 되는지’하고 거꾸로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ㆍ공안부장들을 후배 기수들이 맡던 지방의 지검 부장 특수부장 등으로 전보해 지역 수사력을 강화한 것도 ‘역발상’ 사례로 거론된다. 김 총장은 대검차장 시절, 보이스피싱 조직을 범죄단체로 보고 높은 형량을 구형토록 지시했다.

김 총장은 또 “공안사범ㆍ선거사범 등에 대한 원칙은 비교적 잘 정립돼 있지만, 일반 국민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기ㆍ횡령 등 재산범죄나 교통사범에 대해선 사건 처리 기준을 엄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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