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파일] 윤락 단속 경관들 '무장해제' 망신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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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윤락업소 단속에 나섰던 강력계 형사들이 폭력배 수십명에게 진압도구를 빼앗기고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대전 중부경찰서와 충북 청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30분쯤 대전시 중구 유천동 속칭 ‘텍사스촌’내 A주점에서 “윤락을 강요당하고 돈을 빼앗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청주 동부경찰서 강력반 형사 6명과 이 일대 폭력배·윤락업소 종사자 등 30여명이 난투극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형사들은 진압봉과 수갑 등을 폭력배들에게 빼앗기고 폭행까지 당해 신모(37)경사 등이 목 등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업소 안에서 증거물을 찾고 있는데 폭력배 수십명이 몰려왔다”며 “업소 안 진입을 막기 위해 문을 잠그자 둔기로 유리창을 깨고 난입해 몸싸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이 폭력배들을 검거하려 하자 다른 폭력배들이 떼지어 몰려들어 경찰을 폭행하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뒤늦게 대전 중부경찰서 형사계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상황이 마무리돼 폭력배는 한 명도 검거하지 못했다.

청주 동부경찰서 형사들은 이날 이 업소에서 일하다 최근 탈출한 노모(22)양의 신고를 받고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했었다.

한편 청주 동부경찰서는 A주점 업주 I씨(36·여) 등 주점 관계자 두 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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