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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예고] 링거주사의 숨겨진 위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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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목동에 있는 다나의원에서 벌어진 집단 C형 감염 사태 원인은 주사기 재사용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스포트라이트 취재 결과, 주사기로 인한 집단 감염은 다나의원 뿐이 아니었다. JTBC 탐사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31회 링거주사의 숨겨진 위험’(8일 밤 9시45분 방영)을 통해 주사 때문에 벌어지는 각종 의료 사고를 집중 파헤친다.

◇ 지은이는 왜 숨졌나 = 2014년 3월 4살 여자 아이 지은이는 열과 구토 때문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의사의 처방으로 수액을 맞은 지은이는 부모와 함께 퇴원했다. 그런데 귀가하던 지은이는 갑자기 숨을 쉬지 못 해 응급실로 돌아왔다. 의사는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지은이는 세 시간 뒤 세상을 떠났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폐혈성 쇼크. 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전신에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폐혈성 쇼크라고 한다. 하지만 지은이 부모는 링거 수액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은이의 폐를 찍은 엑스레이를 보면 병원에 처음 왔을 때는 폐가 깨끗하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 촬영한 사진 결과는 폐부종 증상으로 돼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액을 급속으로 투여하면 혈관의 물이 폐로 이동해 폐가 붓는 폐부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 측은 “폐부종은 심폐소생술 중 흔히 나타난다”며 “사망 원인이 링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지은이 사망 사건을 비롯해 지난 2년간 링거로 인한 사망사고는 8건에 이른다.

◇ 다나의원 사태는 왜 벌어졌나 = 지난해 한 병원에서 한 중년 여성이 링거 주사를 받은 뒤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감염으로 인한 폐혈증과 폐렴. 하지만 알고 보니 같은 증상을 앓았던 사람이 같은 병원에 4명이었다. 의사협회 감정결과, 병원균이 오염된 링거주사를 통해 환자들의 몸에 침입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병원의 집단감염 여부를 신고받는 보건소에선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한편 유족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병원이 주사를 놓는 과정에서 감염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기각했다.

다나의원에선 C형 감염자가 96명이나 나왔다. 주사기가 재사용되는 과정에서 병원균에 감염돼 벌어진 사태였다. 하지만 보건소에서 다나의원 집단감염도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생기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하지만 웬만한 병원과 감염균은 신고대상에서 빠지기 때문에 신고가 안 된 것이다. 스포트라이트팀이 취재한 결과 2012년부터 서울과 경기도, 경상도에서 집단감염이 4개 병원에서 발생해 사망자는 3명, 감염자는 126명에 달했다.

◇ 백옥주사가 만병통치약? = 최근 신기한 이름의 주사를 적극 홍보하는 병원이 적지 않다. 숙취해소에 좋다는 마늘주사, 가수 비욘세가 맞고 얼굴이 하얗게 됐다는 백옥주사, 피부탄력과 다이어트에 좋다는 신데렐라 주사, 여러 비타민을 섞은 칵테일 주사, 산소주사 등이다.

그런데 취재 결과 신데렐라 주사는 난청치료제로, 백옥주사는 간질환 개선제로 허가를 받은 걸로 나타났다. 또 과산화수소를 주입하는 산소주사를 맞고 미국에선 두 명이 사망했다. 미국 FDA도 이에 대해 과산화수소가 위험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중 병원에 이런 위험천만한 주사가 사용되는데도 보건복지부와 보건소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단속을 미루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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