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당신의 순간② '엄마 여기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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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5' 독자 사진 콘테스트

江南通新과 캐논이 개최한 사진 콘테스트에서 총 20편의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많은 분이 올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담은 사진과 사연을 콘테스트에 보내주셨습니다. 20대 청춘의 방황과 패기, 30대 초보 아버지의 행복,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50대 딸의 그리움, 팔순 기념 여행에서 만난 갈매기의 여운 등 가슴 따뜻한 사연들이 도착했습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엄마, 여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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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경북 영천에 있는 임고서원 담벼락에 기댄 만삭의 아내를 두 딸이 사진 찍고 있습니다. 셋째 출산을 앞두고 가족 나들이를 갔던 때입니다. 아내는 지난 4월 건강한 아들을 낳았습니다. 요즘 누나가 된 지윤이(8)와 서윤이(6)는 엄마를 도와 동생 정윤이를 잘 돌보고 있습니다. 이동훈(42·경북 영천시 망정동)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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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둘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첫째와 24개월 차이였죠. 첫째도 아직 어린 아기인데 벌써 오빠가 돼버린 겁니다. 동생이 생겨 샘을 내지나 않을까, 질투심을 느끼고 괴롭히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웬 걸요. 처음 만난 날부터 “애기 귀여워” 하면서 안아주더군요. 아기와 함께 눕기도 하고 혼자 놀다가 갑자기 다가가서 꼭 안아주기도 하고요. 사진은 동생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아들입니다. 동생은 ‘이 오빠 뭐지?’하는 듯한 눈빛이죠. 이렇게 첫째와 둘째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김지윤(34·서울 용산구 이촌동)

‘벚꽃 닮은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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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구례 벚꽃축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남도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가족과 함께 보낸 여유로운 시간을 잊을 수 없네요. 그때 남도여행 중이었는데 구례에서 벚꽃축제를 한다기에 새벽부터 아이들을 깨워 차를 몰고 갔습니다. 하얀 벚꽃과 노란 개나리를 배경으로 아침 햇살이 아내와 두 아이의 얼굴에 비추던 그 순간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상철(43·광주광역시 광산구 신가동)

‘감귤이 전해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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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칠순 기념으로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살면서 열 번 넘게 제주도를 다녀왔지만 늘 관광지를 차로 둘러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주도를 직접 걸어 다녀보자는 며느리의 제안에 따라 7시간을 걸어 한라산에 올라보고, 가을 정취를 느끼며 제주 올레길도 걸었습니다. 그중 가장 행복했던 건 손녀와 직접 감귤을 딴 일이었습니다. 어느덧 중학교 갈 나이가 된 큰 손녀와 할머니가 서로 감귤을 먹여주며 깔깔대던 순간의 행복을 몇 달이 지나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나이가 된 지금, 올해 10월 가을 제주의 3박 4일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도은(70·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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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당신의 순간① ‘마음의 눈을 뜨게 해준 친구’
▶ 2015 당신의 순간③ '부모님 삶의 터전에서'
▶ 2015 당신의 순간④ '갈매기의 꿈'
▶ 2015 당신의 순간⑤ '사위와 바라보는 세상'

정리=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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