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유제품 적게 먹어야 하는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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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열렸다. 190여 개국 지도자들이 참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이번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지구의 기온 상승을 막고 궁극적으로 기후변화의 충격을 완화하는 새로운 국제협약으로 이어지길 바라마지 않는다.

식량원으로서 가축에 대한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지는 것이 기후변화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의 집단적 환경의식은 크게 제고됐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교육에서 큰 조각 하나가 빠져 있다. 재활용과 에너지·물 절약에 꼭 필요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 대다수는 소중한 우리 지구에 막대한 혜택을 줄 수 있는 한가지 중요한 문제에 관해선 여전히 침묵한다. 육류와 유제품을 적게 먹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러 연구는 우리의 식습관만 바꿔도 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온난화 문제에서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다. 최근 유엔은 지난 10년 이상 계속 지적한 것을 다시 반복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많은 환경운동가들과 나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이야기다. 식량원으로서 가축에 대한 의존도가 급속히 높아지는 것이 기후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가축, 특히 소를 중심으로 하는 낙농업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한다. 자동차와 비행기 등 모든 교통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 비료를 생산하고, 가축을 기르고, 사료용 곡물을 재배하고, 육류와 유제품을 운송하는 데 연료 연소가 필요하다. 게다가 가축이 뿜어내는 가스와 배설물도 있다(82쪽 참조). 세계 메탄가스(이산화탄소보다 약 20배나 더 빨리 기온을 상승시킨다)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과 암모니아(산성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배출량의 약 3분의 2가 가축에서 나온다.

더욱이 식품 생산을 위해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우리의 천연자원이 대량으로 소모된다. 쇠고기 약 450g 생산에 필요한 물이 약 7570ℓ다. 가축이 마시는 물만이 아니라 사료용 곡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도 거기에 포함된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옥수수의 3분의 1 이상이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하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가축은 삼림과 야생생물에 최대 위협 중 하나다. 바닷물에 용해된 산소량이 적어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데드 존’을 생성하고 산호초를 파괴하며, 배설물로 강과 식수원을 오염시킨다. 게다가 목축은 삼림 파괴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11월 24일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채텀하우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기온 상승을 ‘위험 수준 폭’인 2℃ 미만으로 낮추는 데 필수적이다.

좋은 소식도 있다. 지구온난화와 싸우는 것은 우리가 일생 동안 직면하는 최대의 도전인 동시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건강하며 지속 가능하고 번창하는 지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뜻이다. 이런 변화는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 정신을 더 좋고 더 가벼우며 훨씬 더 행복하게 해준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더 자세히 알려면 다큐멘터리 영화 ‘소에 관한 음모(Cowspiracy)’나 나의 웹사이트 www.thekindlife.com을 방문하라.

- 알리시아 실버스톤 / 번역 이원기

[필자 알리시아 실버스톤은 영화배우(‘배트맨 앤 로빈’ ‘클루리스’ 등)이자 프로듀서, 저술가, 기후변화 운동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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