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이민지 "교정기 강렬하지만, 허당기도 매력 있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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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지(27)가 tvN '응답하라 1988'를 통해 쌍문여고 최초의 교정기 착용녀 장미옥 역으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올해 초 JTBC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여고생 탐정으로 활약했던 그가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의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으로 등장, 안재홍과 러브라인까지 형성하며 미친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사실 이민지는 '단편영화계 제2의 김고은'으로 불리며 인지도를 쌓은 배우. 2009년 단편영화 '이십일세기 십구세'로 데뷔해 영화 '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독립영화 '짐승의 끝'(2010)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브라운관으로 연기 영역을 넓힌 것은 올해가 처음. 이에 이민지에게 더욱 각별하게 기억될 수밖에 없는 2015년이다.

이민지는 "운이 좋게 브라운관에서 주요한 역할 중 한 명으로 불러주셔서 노출이 많이 된 것 같다. 그 사이에 독립영화랑 상업영화도 계속했지만, 제게 좋은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만난 이민지는 '응답하라 1988' 속 미옥과는 거리감이 있었다. 교정기를 뺀 그는 작디작은 뽀얀 얼굴에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배우였다.

-'응답하라 1988' 열띤 인기 실감하나.
"시청률이 굉장히 잘 나오고 있는 건 아는데 제가 밖에 잘 나가길 않아서 아직 체감하지 못했다."

-이민지 배우 자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저도 몰랐는데 현장에서 들었다. 감독님이 '민지야 실시간 검색어에 네 이름이 올랐어'라고 하더라. 이런 상황이 굉장히 어색하다. 익숙지 않다. 재홍 오빠 덕분에 덩달아서 이름이 오른 것 같다."

-'선암여고 탐정단'에 이어 '응답하라 1988'까지 브라운관 도전이 이어졌다. 올해가 굉장히 특별할 것 같다.
"저를 찾아주신 분들 덕분에 브라운관에 도전할 수 있었다. 특히 '응답하라 1988'의 인기가 폭발적이라서 방송 전의 생활과는 좀 많이 바뀔 것 같다. 예전처럼 대중교통을 타도 받는 느낌 자체가 다를 것 같다. 두려운 것도 좀 있다. 주목받고 이런 게 어색하다. 근데 교정기 때문인지 잘 못 알아보신다."

-혜리와의 2번 연속 만남이다.
"혜리 덕분에 시작하기 전부터 편안한 마음이었다. 가족들이랑 붙는 것보다 친구 3인방이 붙는 게 많은데 낯선 사람이랑 친구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수 있었는데 혜리랑 세영이는 너무 편하다. 세영이도 사교성이 좋아서 처음 만났는데 원래 친했던 사람인 것처럼 공감대가 많아서 금방 친해졌다. 연기 호흡도 정말 좋다. 대사를 한다기보다 그냥 거의 대화한다는 것에 가까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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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만의 개성은 뭐라고 생각하나.
"교정기가 확실히 보이는 개성이 있긴 하지만 부잣집에 비해서 좀 겸손하고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또래 나이처럼 수다스럽게 지내다가 연애 코치를 해주지 않나. 그러나 막상 미옥이는 목석이다. 그런 거에서 오는 허당기가 매력적인 것 같다."

-교정기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촬영할 때 쓰는 건 소품용으로 만들어진 교정기다. 실제 교정 중에 오디션을 봤다가 감독님이 재밌게 보셔서 교정기 낀  캐릭터로 가는 걸로 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원래 하는 교정기는 떼고 소품용을 끼고 연기하고 있다."

-어떻게 '응답하라 1988'에 합류하게 됐나.
"1차 오디션 당시 리스트에 이름이 있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주변에 오디션을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핫한 드라마 오디션이었다. 불려간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오디션을 위해 CJ 건물에 들어갈 때부터 심장이 떨렸다. 정말 많이 긴장했다. 근데 감독님이 좋게 봐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안재홍과의 러브라인에 대해 안 물을 수가 없다. 열띤 반응 예상했나.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러브라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갑자기 러브라인이 나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러브라인이 진행될지 모르겠다. 20화까지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 되도록 길게 유지하고 싶다."

-'응답하라 1988' 위해 노력한 점은.
"교정기를 낀 캐릭터라 발음을 뭉개라고 요청하셨다. 근데 너무 심하게 하면 일상적인 연기처럼 보이지 않고 과하게 보일까 걱정했다. 그래서 특정 발음 새는 거 외에는 똑바로 하되 표정 같은 거에서 교정기를 자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유의 버릇 같은 걸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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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에 '응답하라 1988'이란.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감독님도 정말 좋다. 워낙에 전작들이 다 히트해서 처음엔 좀 무서웠다. 원하시는 만큼 안 되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는데 감독님부터 편안한 분위기로 만들어주셔서 연기할 때 정말 편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최대한 다양한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최근엔 로맨틱 코미디 종류나 스릴러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당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가해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악역 같은 것도 좋다."

-내년 목표는 무엇인가.
"이번 작품 들어가면서 세영이랑 한 말이 있는데 열심히 해서 같이 화보랑 CF를 찍어 보자고 했다. 화보는 예상치 못하게 생각보다 빨리 찍었다. 그래서 CF를 한 편 찍어보고 싶다. 교정기를 착용한 캐릭터니까 치약 CF가 괜찮지 않나. 이런 걸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웃음)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이왕 브라운관으로 나온 거 예능에도 출연해보고 싶다. 웃기진 못할 것 같지만, 열심히는 할 자신이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사진=정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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