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승환, 조폭 도박업자 존재 모르고 마카오 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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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동 중인 오승환(33·사진) 선수가 조직폭력배 출신 도박업자와 사전 연계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검찰은 오씨의 선수 생활 유지 등을 고려해 약식기소(벌금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검찰 “처음엔 도박 목적 아닐 수도”
선수 생활 등 고려 약식기소 검토

 10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9일 소환 조사에서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10월 말 일본에서 귀국해 사업가 A씨를 만났다”며 “A씨가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해 11월에 마카오에 가게 됐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또 마카오에서 정킷방(카지노 VIP룸을 빌려 개설한 도박장)을 운영하던 광주송정리파 출신 이모(39·구속 기소)씨의 존재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에서도 오씨가 이씨와 사전에 접촉했던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마카오에는 오씨와 임창용(39) 선수, A씨 등 세 명이 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 등에게 평소 술과 식사를 사주며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검찰은 도박업자 이씨에게서 “2억원대 카지노 칩을 현지에서 오씨에게 빌려줬다”는 진술을 받았지만 오씨는 “도박금액은 1000만원 미만”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오씨가 처음부터 도박을 목적으로 마카오에 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과 반성하고 있는 것 등을 고려해 처벌 수위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소환 조사했던 임씨와 함께 조만간 일괄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임씨는 4000여만원의 도박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현재 오씨는 미국 진출과 일본 잔류를 저울질하고 있고 임씨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됐지만 다른 팀과 계약할 여지가 있다. 검찰은 불구속 기소할 경우 재판 출석 등으로 두 사람의 선수 생활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죄질 등을 토대로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해줘야 하는지를 따져보고 있다”며 두 선수에 대한 약식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서복현·이유정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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