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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날, 성적은 시원찮고 세계 순위는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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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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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맨 왼쪽) 등 유공자 및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올해 한국은 수출 규모 세계 6위로 지난해 보다 한 단계 올라섰지만, 5년 만에 교역량 1조원 달성은 무산될 위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그동안 수차례 위기를 도약으로 발판 삼은 것처럼 함께 힘을 모아 역사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5일, 51번째를 맞은 무역의 날은 그야말로 ‘축제’였다. 지난해 11월에 이미 최단기간 무역량 연 1조원을 돌파했고 수출과 흑자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트리플크라운(무역 1조 달러·최대 수출·최대 흑자)’ 달성을 자축했다.

수출탑 수상, 작년 1481 → 올 1328곳
불황형 흑자에 교역 1조 무산 위기
수출 순위는 프랑스 제치고 6위로

 1년이 지난 올 12월 7일 52회 무역의 날 분위기는 정반대다. 수출은 올해 내내 ‘마이너스 행진’이며 교역량 1조원 달성은 5년 만에 무산될 위기다. 흑자규모가 늘어났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모습이다. 하지만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한국 수출은 올해 세계 6위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르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무역의 새로운 도전, 창조와 혁신으로 넘습니다’를 주제로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열고 새로운 비상을 다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 무역은 세계를 향한 항로를 더욱 활짝 열고 새로운 도전에 맞서 창의와 혁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며 “그동안 수차례의 큰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것처럼 함께 힘을 모아 기적의 역사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올해 교역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1~11월 수출액은 48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수입도 지난해보다 16.6%나 줄어든 4014억 달러에 그쳤다. 무역 규모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무역수지는 사상 최고가 예상된다. 1~11월 무역수지는 832억 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472억 달러를 이미 2배 앞섰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결과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한국은 올해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수출 순위 6위로 한 계단 올랐다. 또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지난해 9.69%에서 올해 10.65%로 늘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도 점유율을 2.97%에서 3.26%로 확대했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경기 부진 속에서 한국은 어느 정도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과거 실적에 연연하기보다 중국 알리바바가 온라인 시장을 개척했듯 시장을 선도하는 수출 역량 혁신에 경제 주체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를 비롯한 유공자 680명과 수출의 탑 수상 1328개 기업이 포상을 받았다. 수출이 부진해 올해 ‘수출의 탑’ 수상 기업은 지난해(1481개)보다 줄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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