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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대출로 ‘죽음의 계곡’ 건너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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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호 21면

최정동 기자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창업 초기,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도 자금이 부족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창업 기업들은 대부분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해 쓰러지고 만다. 괜찮은 기술이 있는데 상용화할 돈이 없고, 대출을 받고 싶은데 담보가 없다면 중소기업은 좋은 기술을 사장시키거나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다.


 이런 기업이 눈여겨봐야 할 것이 2013년부터 시작된 지식재산(IP·Intellectual Property) 금융이다. IP 금융은 지식재산, 즉 특허권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한은행 등이IP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최초 온라인 특허정보서비스 업체인 윕스는 기업이 갖고 있는 특허가 담보로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는 지식재산 전문기업이다. 특허청이 지정한 10여 개 IP 평가기관 가운데 민간기업은 윕스를 포함해 두 곳뿐이다. 이형칠(53·사진) 윕스 대표는 “아직까진 IP 금융 초창기라 성과가 크진 않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돕는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IP 금융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특허청이 2013년 처음 도입한 제도다. 우수한 기술이 있는데도 연구개발비나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벤처·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취지다. IP 금융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금융자산처럼 평가하고 이를 담보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특허권뿐 아니라 디자인권·상표권·저작권 등이 모두 IP로 인정된다. 윕스는 올해 5월 IP 평가기관으로 지정됐다. 그동안 전 세계 특허를 분석하고 기업의 특허 전략과 기술 방향성을 컨설팅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IP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나. “아직까지 IP는 기술에 대한 특허권이 대부분이다. 실현 가능한 기술인지, 그리고 사업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똑같은 기술이라도 한국에서 사업했을 때와 미국에서 사업했을 때 가치가 완전 달라지기도 한다. 두 나라의 시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답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정을 세우고, 있음직한 논리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만약 OLED 기술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면 과거 브라운관 디스플레이에서 LCD 디스플레이로 주도권이 바뀔 때 시장 환경은 어땠는지, 현재 LCD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고화질 화면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평가를 한다.”


 -돈 되는 특허는 어떤 것인가. “좋은 기술이라고 다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대에 따라 두드러지게 많이 나오는 특허가 있다. 과거 로봇에 관한 특허가 많이 나오다가 바이오·제약 쪽 특허로 넘어왔고 이제는 핀테크 관련 특허가 각광받는 것 같다. 특허라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신청하는 것이다. ‘내가 이런 기술을 개발했다. 비밀을 공개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동안 나에게만 독점적 권리를 달라’고 하는 것이 특허제도다. 돈이 되는 기술을 만들려면 전 세계에 등록된 특허 가운데 어떤 영역이 비어있는지, 그 중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조사·분석 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역할이기도 하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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