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영화] '캐치 미…' '물랭 루즈' 등 흥행영화 뮤지컬 무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6면

올해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휩쓸었던 '시카고'는 뮤지컬 영화의 부활을 예고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겨 흥행면에서도 성공했다. 2년 전 니콜 키드먼이 주연했던 '물랭 루즈'에 이어 195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뮤지컬 영화의 재기를 알린 셈이다.

한데 요즘 미국에선 영화의 뮤지컬 만들기가 활발하다. 이달 초 토니상에서 8개 부문을 석권했던 '헤어스프레이'의 원작은 존 워터스 감독이 88년 연출했던 동명의 영화. 지난해 브로드웨이 최고 히트작으로 꼽히는 '프로듀서'도 뿌리는 멜 브룩스 감독의 영화(1968년)다.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반지의 제왕' 뮤지컬이다. 2005년 영국 이스트엔드 초연을 목표로 현재 캐스팅 중이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사진(上))'(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뮤지컬로 제작된다. '헤어스프레이'의 작곡자인 스콧 휘트먼과 마크 샤이먼이 음악을 맡을 예정. 의사.변호사.비행기 조종사 등을 사칭하며 수표 위조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가 무대에선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호주 출신의 바즈 루먼 감독도 자신의 영화 '물랭 루즈(사진(下))'를 뮤지컬로 제작한다. 또 뮤지컬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아내 캐서린 마틴과 함께 그의 92년작 '스트릭틀리 볼룸(Strictly Ballroom)을 무대화할 계획이다. 그는 뮤지컬 '물랭 루즈'의 배경을 영화의 프랑스 파리가 아닌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로 설정했다.

'배트맨'도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2005년 초연될 예정.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는 영화감독 팀 버튼에게 직접 연출해줄 것을 제의했다. 우디 앨런 감독도 '브로드웨이를 향해 쏴라'(94년)를 공연물로 꾸미고 있다.

이 밖에 '플레즌트빌''금발이 너무해'도 뮤지컬로 선보인다.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는 갈수록 닮아가는 모양이다. 큰돈 들여 큰돈 먹기, 이른바 '대박상품''이벤트상품' 제조기라는 대목에서 둘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