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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폭파는 한국인 남성 소행 가능성" 日신문 보도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3일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 화장실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은 한국 국적 남성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신문들은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사건 당시 현장 인근 폐쇄회로(CC) TV에 포착된 남성이 사건 직후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3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CCTV에 잡힌 남성은 30세 안팎으로 야스쿠니와 같은 소재지인 지요다(千代田)구 호텔에 투숙했으며, 경찰이 호텔을 수색한 결과 지난달 말 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화장실에서 폭발음이 들리기 30분 전부터 배낭을 맨 채 봉지 같은 것을 손에 들고 화장실과 야스쿠니 경내를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건 후 이 남성은 손에 아무것도 없이 남문을 통해 신사를 빠져나갔고 인근의 구단시타(九段下)역 방향으로 가다 호텔로 향한 것이 주변 CCTV 분석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화장실에 남아 있던 건전지 일부에 한글이 쓰여진 것도 확인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 당시 경찰은 화장실 개인 용변실 내부 천장에 가로·세로 약 30㎝ 크기의 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안쪽에 길이 20㎝, 직경 3㎝ 크기의 금속형 파이프 4개가 묶인 채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파이프 안에는 화약으로 추정되는 가루 형태의 물질이 채워져 있었으며 이 가운데 파이프 3개 안의 물질은 거의 연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화장실 바닥에는 디지털식 타이머와 전지 케이스, 건전지 등이 남아 있었다.

일본 경시청은 이들 물체가 수제 시한식((時限式) 발화 장치이며 작동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조와 내용물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이 남성이 CCTV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지 않고 행동한 점에 미뤄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뭔가 생각을 품은 ‘외로운 늑대형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는 수사 관계자의 판단도 전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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