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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엄마·여자' 이영애가 그려낼 '사임당'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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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이가 12년이 지나 사임당이 됐다.

주부로서 가사에 신경쓰던 이영애(44)가 12년 공백을 깨고 본업인 배우로 기지개를 켠다.
복귀작은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다. 조선시대 사임당 신 씨의 삶을 재해석한 작품. 천재화가 사임당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다. 극중 이영애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신사임당으로 1인 2역을 오간다. 대학강사가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 일기와 의문의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풀어낸다.

이영애는 30일 오전 신사임당의 생가가 있는 강원도 강릉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5만원에 박제된 고리타분한 인물이 아닌 재미있는 사임당을 잘 표현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직 방송까지는 10개월 남았다. 지난 8월부터 촬영에 돌입, 완성도를 위해 100% 사전 제작돼 언론에 미리 공개했다. 한복을 입은 모습은 보지 못 했지만 단아한 이영애는 장금이에서 사임당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엄마로서 배우로서 여자로서 어떻게 살았는지 물었다.

▲엄마 이영애
배우로서 12년만에 컴백도 의미가 크지만 출산 후 복귀작이라는 점도 새롭다. 2011년 2월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이영애는 자녀들과 화보를 같이 찍는 등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그만큼 그의 자식 사랑은 남다르다. 그렇다보니 이번 작품을 촬영하던 도중 '오후 9시가 되면 칼퇴근한다'라는 말이 돌았다. 이영애는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다. 다만 10년 전과 제작환경이 확실히 달라졌다. 많이 버겁기 때문에 사전제작을 통해 최고의 질을 뽑아내고 싶었다. 두 가지 다하는 '워킹맘'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드라마를 촬영하며 실제 최고 교육가로 손꼽히는 사임당의 교육 철학을 많이 익히고 있다.

'사임당'과는 기막힌 우연이 있었다. 이영애가 임신 당시 남편과 좋은 아이를 낳기 위해 사임당의 생가인 강릉 오죽헌을 찾은 것. "남편과 오죽헌에 왔다. 큰 나무에 동전을 넣고 좋은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건 '사임당' 결정 전이었다. 기운이 좋다. 촬영하면서 좋은 기운을 많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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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영애
가장 큰 궁금점은 배우로 돌아온 이영애가 왜 '사임당'으로 컴백하냐는 점이다. 이영애는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사임당은 5만원에 박제된 고리타분한 인물인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작품을 골랐다. 군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사임당 이름을 빌어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영애가 그릴 사임당은 조선시대 커리어우먼이자 워킹맘이다. 사임당을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이영애는 이미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이영애하면 떠오르는 건 '대장금'이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방송되는 동안 평균 시청률 50%를 넘으며 사랑받은 작품. 그는 '대장금' 하나로 '특급 한류스타' 대우를 받았다. 중화권 및 중동까지 시청률 90%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연히 '제2의 대장금'이라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기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영애는 "한류 열풍 일으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공감을 일으킬 순 있다고 본다. 울고 웃는 충분한 작품이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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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이영애
쉬는 동안 자녀의 엄마이자 누군가의 아내가 됐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자신이 부끄러운지 계속해서 웃음을 지었다. 세월의 흔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지만 스스로 그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 않냐. 내가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깊게 변했다"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소감을 대신했다. 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사임당을 다시 보게 됐고 누군가의 아내이다보니 하나의 작품에 대한 애착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엄마와 아내를 강조하던 이영애는 송승헌 얘기가 나오자 배시시 웃었다. 5세 연하인
송승헌과 호흡에 대해서도 매우 흡족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영광스럽게 송승헌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됐다. 멋있는 사람과 함께 작업해 좋다. 12년 만에 극중 러브라인을 가진다. 무척 떨렸다"며 "현장에서 송승헌이 촬영하면 모든 여자 스태프들이 모니터를 한다. 그래서 내가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대상이 송승헌이다. 이제 내 라이벌이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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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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