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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에 담긴 과일·꽃 생명 잉태·출산 보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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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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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잘 그리는 작가로 이름난 서양화가 임창열(72)씨의 개인전 ‘자연과 생명’이 다음달 17일까지 서울 후암동 갤러리 UHM에서 열린다. 그는 사과와 배 같은 과실들, 해바라기(사진)나 야생화류 꽃들, 이들을 담는 소쿠리나 항아리를 꼼꼼하게 사생해 그 속살까지 드러내는 사실주의 작가다. 동시에 정물을 관조하는 그의 소박한 마음이 사물의 내밀함을 담고 있어 생명주의 화가로도 불린다.

서양화가 임창열 개인전

 그의 작품 특성을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자의 체험을 닮았다”고 평한다. 결국 우리가 보는 것은 이 작가만의 자연체험, 자연에 대한 사유와 믿음이라는 것이다. 자연과 자연현상에 보내는 작가의 종교적 신념이 이런 그림을 생산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한다.

 임 작가는 황토빛 제주의 바람을 그리던 변시지(1926~2013)의 제자다. 생전에 변 화백은 제자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평했다. “임창열의 작품세계는 한마디로 인간됨의 미와 화면의 아름다움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사물과 자연의 고귀함을 표현하는 데 온 정열을 다하고 있다. 그는 한국적인 것의 정물과 자연에 끝간 데 모를 애정을 쏟고 붓을 든다. 항상 기쁨과 감격에 충만한 작가의 작업정신은 또 다른 창조를 통하여, 작품 앞에 선 우리에게 자연에의 경외심마저 느끼게 하는 흡인력을 지닌다.” 02-6677-5767.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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