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을' 가꾸기 시민운동 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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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풍요로운 삶, 신나는 문화가 넘치는 마을 가꾸기를 내세운 전문가 모임이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6일 창립한 사단법인'문화우리-문화 환경 공간 연구 집단'이다.

화가에서 문화운동가로 몸놀림을 넓혀가고 있는 임옥상(53)씨를 회장으로 공공문화에 관심을 기울여온 각계 인사들이 손을 맞잡았다. 건축가 승효상씨, 환경운동연합의 최열씨, 참여연대의 박원순씨, 문화연대의 김정헌씨, 미술사학자 유홍준씨 등 그동안 각기 활동해온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이 설립위원으로 뜻을 모았다.

'문화우리'가 해나갈 일은 자연.환경.예술.편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문화마을 조성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종합적인 쾌적함을 우리 식으로 개발하고 꾸려간다. 단체 이름이 나타내듯 문화를 중심에 둔 우리 삶을 디자인한다.

이를 위해 '문화우리' 회원들은 지난 5월 유럽 네 개 나라를 돌며 잘 가꿔진 문화마을을 관찰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1980년대에 시행한 도시재개발 계획,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귀엘 공원, 통일독일의 상징인 베를린의 지역재개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도시재건, 프랑스의 예술가 마을인 퐁텐블로 등 시민 생활 속에 밀착해 마을을 새롭게 바꾼 예를 살폈다. 도시건축.지역예술.역사.유적이 녹아든 마을 구성은 '문화우리'가 앞으로 창조할 한국형 마을 가꾸기에 기초 자료가 됐다.

'문화우리'는 우선 경기도와 함께 문화마을 작업에 들어간다. 유럽 답사에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청 관계자들이 동행해 현장을 기록하고 '문화우리' 회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지역 주민과 함께 간다는 뜻에서 동참을 원하는 이는 누구나 온라인(www.pubculture.org) 가입으로 회원이 될 수 있다.

임옥상 회장은 "나라에서 하는 정책은 한계가 있기에 우리가 살 마을을 우리 스스로 가꿔가자는 시민운동"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전국으로 전염돼 한반도 곳곳에 문화마을이 들어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02-3216-1876.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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