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기업] 바이오소프트뱅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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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동의보감에 기록된 수많은 생약 처방이야말로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풍부한 소프트웨어 자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한방 제품을 개발하면 다국적 제약회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승산은 충분하다."

한방다이어트 제품인 HBM을 출시한 ㈜바이오소프트뱅크(www.biosoftbank.co.kr) 박재상 (40.보인당 원장) 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2000년 朴대표를 비롯해 박태호 생명나무 한의원 원장, 이준성 부강한의원 원장 등 대전대 한방학과 출신의 젊은 한의원 원장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이름부터 동의보감을 '바이오소프트가 가득한 보물창고'라는 의미의 영어로 풀이해 지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나 일본 소프트뱅크 같은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朴대표가 HBM 개발에 나선 것은 1998년 서울에서 한의원을 차리면서다. 대전에서 50여년간 한의원을 운영했던 선친이 대오보환.응신산.곡신탕 등 동의보감 처방 세가지를 혼합해 환자들의 보양식으로 활용했던 것을 계승했다.

朴대표는 "처음에는 이유식으로 개발했는데 국립수의과학연구소.충북대 등의 동물실험에서 먹이에 5%를 섞어 먹이자 오히려 체중이 20% 정도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며 "비만의 원인이 되는 중성지방(HG)의 농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간기능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바이오소프트뱅크의 저력은 탄탄한 기술력이다. 회사 부설 동의보감식품의학연구소에서 새로 합류한 고광찬 성보 한의원 원장이 한의학 박사 등 6명의 연구진을 이끌고 있다.

현재 HBM 분말제품을 비롯해 이 성분을 함유한 국수.빵.쿠키 등을 개발했으며 동의보감 처방을 응용한 아토피 치료제, 비누 등도 출시했다. 또 숙취해소제 '소취단'과 담배 대용품 '허브 노 니코'등도 선보였다.

HBM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기능성 식품으로 판매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특허도 출원했다. 지난해 매출은 3억5천만원 수준이나 대리점과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면서 올해는 2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시애틀에 HBM 샘플 1백 상자를 보내는 등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이다. 朴대표는 "앞으로 동의보감 처방을 활용해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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