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내연구진 외부 은하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 발견…초기 우주 수수께끼 풀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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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X 우주 망원경으로 관측한 X-선 영상. ‘매우 밝은 X선 광원’이 새롭게 발견된 블랙홀이다. 외부 은하 NGC 5252 중심에서 약 3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다.

국내연구진이 외부 은하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져 존재하는 블랙홀을 발견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랙홀은 보통 은하 중심에 존재한다. 새롭게 발견된 블랙홀처럼 은하 중심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존재하는 사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민진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지구에서 3억 광년 떨어진 렌즈형은하 NGC 5252 외곽에서 새로운 블랙홀(CXO J133815.6+043255)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블랙홀은 렌즈형은하 NGC 5252 중심에서 3만 광년 떨어져 있다. 김 박사는 “은하 중심이 아닌 곳에서 블랙홀이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새로 발견된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홀 질량이 측정되면 초기 우주에 생겨난 중간 질량 블랙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150억년전 빅뱅 직후 초기 우주엔 중간 질량 블랙홀이 다수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간 질량 블랙홀은 소수만 발견됐다.

 지금까지 은하 중심에서 발견된 블랙홀은 대부분 거대 질량 블랙홀이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 중심에서도 태양 질량의 수 백만배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발견됐다. 천문학자들은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 은하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새롭게 발견된 블랙홀은 은하 중심에서 벗어나 있어 중간 질량 블랙홀일 가능성도 있다. 중간 질량 블랙홀로 확인될 경우 초기 우주 형성 과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발견이 될 전망이다.

 김 박사는 “블랙홀 질량을 완벽하게 측정할만한 장비가 없어 정확한 질량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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