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방북 협의 중 … 민감한 문제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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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유엔 한국대표부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소에서 조문한 뒤 방명록에 글을 쓰고 있다. [뉴욕=뉴시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 “언제 방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일자를 조정 중에 있는데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의 유엔 한국대표부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특파원들과 만나서다. 갑작스럽게 불거진 방북 뉴스 이후 반 총장 스스로 경과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유엔 본부의 YS 빈소 찾아 조문
“모든 위업, 역사에 길이 남을 것”

 반 총장은 “최근 이수용 북한 외상이 유엔을 방문했을 때 만나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 (북한으로부터) 약간 긍정적인 신호가 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그러나 “추진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생각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예민한, 민감한 문제들도 많이 있으므로 인내를 갖고 기다려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방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연내 방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반 총장의 일정상 연내 방북이 가능한 시기는 유엔 총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정식으로 채택하는 시점 전후와 맞물린다.

 반 총장은 빈소에서 “김 전 대통령은 평생 고초를 겪어 가며 대한민국의 민주화·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걸쳐 보다 공정하고 책임성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감한 개혁 조치를 했다”며 “이런 모든 위업이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의전수석과 외교안보수석 비서관을 지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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