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곳곳에 테러 첩보 … 전세계 여행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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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최고등급 테러 경계태세를 1주일 연장하기로 한 24일 브뤼셀 EU 집행위원회 본부를 경찰 특공대원이 경비하고 있다. [브뤼셀 AP=뉴시스]

미국 정부는 23일 자국민에게 ‘전세계 여행 경보(worldwide travel alert)’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현재 파악된 정보로는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보코하람 등 테러 단체들이 복수의 지역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홈페이지에 여행 경보를 게시했다. 여행 경보는 내년 2월 24일까지 3개월 간 지속된다. 이 기간 여행에 제한은 없지만 각별한 주의가 촉구된다. 이번 여행 경보는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를 전후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준비 중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IS·알카에다·보코하람 도발 계획”
브뤼셀, 최고등급 테러경보 연장

 벨기에 출신 IS 대원으로 확인된 남성은 23일 지하디스트 웹사이트에 추가 테러를 부추기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부 카타다 알벨지키라는 가명의 IS 대원은 흰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채 프랑스어로 “파리 테러는 수백만 명을 울렸으나 신앙인들(무슬림)에게는 기쁨을 가져다 줬다. 수 시간 만에 프랑스를 전복시킨 형제들의 길을 따르라”고 촉구했다.

 테러 위협이 지속되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이날 수도 브뤼셀에 내려진 최고 등급의 테러 경보를 최소 1주일 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셸 총리는 “중대하고 즉각적인 테러 위협이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브뤼셀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지하철 역사가 폐쇄되고 주요 공공 시설 출입이 봉쇄됐다.

 IS 응징도 본격화됐다. 프랑스 국방부는 이날 지중해 동부에 배치된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함에서 발진한 라팔 전투기 4대가 이라크 라마디와 모술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샤를 드골함에는 피에르 드 빌리에 프랑스군 참모총장이 탑승해 작전을 지휘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지난 21일 폭격으로 IS의 원유 운송 트럭 283대를 파괴했다. 러시아 공군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은 IS가 점령했던 시리아 중부 홈스의 일부 지역을 탈환했다. 러시아 지상군이 시리아에 투입됐다고 쿠웨이트 매체 알라이가 보도했으나 러시아 당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IS 격퇴를 논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러시아와 이란은 IS 격퇴에는 서방과 의견을 같이 하지만 서방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퇴진 요구에는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신경진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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