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전 5주년 앞두고 해병 3명 전역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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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전 5주년을 앞두고 연평부대 해병 3명이 전역을 연기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2일 “연평부대 포6중대 김성우(22), 이원규(22), 설정호(21) 세 병장이 전역을 이틀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전역 예정일은 포격전 당일인 11월 23일이다. 이 병장은 “5주기를 맞아 25일까지 포격 도발 상기기간으로 설정하고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 모두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때에 전역을 하기 보다는 전투현장에서 전우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병들의 전역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이 알려진 직후(8월)엔 전역을 미루고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선 장병이 88명에 달했다. 이에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 19일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전역을 연기한 장병 3명을 ‘생활 속 작은 영웅’으로 선정했다.

그간 연평도 포격전 참적자들은 제대로 공적평가 등을 받지 못했다. 연평도 포격전의 경우 무공훈장(화랑)을 받은 이는 전사한 서정우ㆍ문광욱 일병 등 2명이 전부다. 해병대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전은 상황 종료후 51명(전사자 2명 제외)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지만 국방장관(전상자 2명, 전투유공자 4명) 표창도 6명 뿐이고 모두 장관 이하의 표창이었다”며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 작전 때 장교 12명이 무공훈장을 받은 것에 비해서도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아덴만 작전 때는 훈장 수훈 12명을 포함해 대통령 표창 10명, 국무총리 표창 11명, 국방장관 표창 28명이었다.모두 130명이 유공자로 인정받은 반면 연평도 사태 때는 51명만 각종 표창을 받았다. 더욱이 대통령 표창은 명도 없었다. 전투참가자가 아니라 당시 휴가를 가려다 복귀해 정전돼 문이 안 열리는 소방대 셔터를 지게차로 부수고 소방차를 출동시킨 이충민 병장만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익명을 요청한 군 관계자는 “포탄우(雨) 속에서도 응사하며 전투를 치른 장병들에 대해선 대통령 표창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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