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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오바마와는 정상회담하면서 박 대통령과는 계획 없는 아베

중앙일보

입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오는 15~1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출석한 뒤 잠시 귀국했다가 18~19일 필리핀 마닐라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는 19일 마닐라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안보동맹 강화 방침을 재확인하고 양국이 조기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방미 이후 7개월 만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출국에 앞서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변경 움직임을 많은 국가들이 염려하고 있다”며 “항행의 자유와 법의 지배를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도 참석하지만 각종 국제회의 기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별 정상회담 계획은 없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달 초) 일·중·한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가진 직후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13일 “아베 총리와 박 대통령의 회담이 이뤄지더라도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질 전망은 없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회담의) 성과도 필요하다”며 풀리지 않는 위안부 협의가 두 정상의 개별 회담 개최에 걸림돌이란 점을 시사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남중국해 문제 때문에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개별 회담도 유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본은 러·일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이다. 일본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자 G20 정상회의 기간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정을 재조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의 회담이 실현되면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 속도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의 양자 회담도 준비 중이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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