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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얀마 군부도 패배 시인…수지 여사 집권 가시화

중앙일보

입력

미얀마 군부 최고 실세인 민 아웅 흘라잉(59) 최고사령관이 처음으로 패배를 인정했다. 육군 참모총장을 겸직하는 흘라잉은 11일(현지시간) 미얀마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NLD가 다수 의석을 확보한 것을 축하한다”며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면 수지 여사와 만나 사회 안정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지 여사는 전날 흘라잉을 비롯해 테인 세인 대통령, 슈웨 만 국회의장에게 “국가적 화해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은 수지 여사의 제안을 수락한 상태여서 다음주 초 국민 권력·정부·군·의회를 대표하는 ‘빅 4’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의 실권자가 총선 패배를 인정한 것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군부의 선거 불복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라 의미가 있다. 블룸버그는 “NLD 집권 이후에도 군부가 일정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LD는 1990년 총선에서 82%의 의석을 확보했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집권에 실패했다.

수지 여사는 이번 회동에서 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대신, 군 기득권을 인정하겠다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수지 여사는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대선 출마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 때문에 내년 2~3월 실시 예정인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오전 세인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번 총선은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자유롭고 공정하게 성공적으로 치른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미얀마 정부가 밝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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