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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비행 도중 폭발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가 폭탄테러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폭탄 테러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데 이어 이집트 정부의 조사위원회도 7일(현지시간) 추락 직전 조종석에서 ‘잡음’이 들렸다고 공개했다.

테러 증거 늘어 … 러, 이집트행 중단
“마약·무기 통과” 보안 빈틈 지적도

 블랙박스 자료를 분석한 조사관도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행 도중 폭발하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며 “그전까지는 모든 기기는 정상 작동했다”고 말했다. 기체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해 많은 구멍이 관찰됐다고 전했다.

 영·미가 줄곧 테러 가능성을 제기한 데 불편함을 피력하던 러시아도 6일 이집트로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였다. 앞서 러시아연방보안국은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이집트행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도 폭탄 테러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영국 정보 기관은 특히 “비행기 출발 직전 수하물칸에 폭탄이 설치됐을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다. 여객기 탑승자 전원이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인인 만큼 승객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봐서다. 여객기가 출발한 이집트의 샤름엘셰이크 공항 근무자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집트 당국은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관리 7명이 보안상 빈틈을 언급했다”며 “수하물 검색대의 판독장치 고장을 상급자들에게 보고했는데도 기계 교체가 없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공항 관계자는 “10유로 정도면 통과되는 마약이나 무기로 가득한 가방을 얼마나 많이 적발했는지 말도 못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도 “카이로공항에서 검색대 직원이 X레이를 보면서 문자를 보내고 있더라”며 “ 다른 이집트 공항에서도 보안검색이 허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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