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있는 한진그룹 3세들의 기내면세품 인터넷 사전주문 판매사업이 대한항공에 의해 인수됐다.
대한항공은 5일 기내면세품 통신판매업체인 계열사 싸이버스카이의 주식 전량을 조현아(41)·원태(40)·현민(32) 삼남매로부터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거래량은 총 9만9900주로 주당 6만2735원씩, 모두 62억6000여만원이다.
싸이버스카이는 이들 삼남매가 33.3%씩 지분 100%를 갖고 있던 회사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의 매출액(49억300만원) 중 내부거래 비중은 81.5%(39억9600만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시행된 이후 첫 조사 대상으로 싸이버스카이를 택했다. 공정위 조사는 총수일가 지분이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이면서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곳들을 대상으로 한다. 결과에 따라 과징금은 물론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재호 대한항공 경영전략 본부장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싸이버스카이의 기내 면세품 위탁판매 사업 등을) 정리하는 방안으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측은 “공정위 조사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지분 정리 방안을 검토해 왔고, 자발적으로 이를 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버스카이 주식을 주당 6만2735원에 인수한데 대해서는 “대형 회계법인 두 곳이 평가한 공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의 기내면세품 인터넷 사전주문 사업을 계속하면서 외부판매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