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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라고 배 꾹꾹 누르지 마라, 대장 '게실병' 생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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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대장게실염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고지방식과 나쁜 배변 습관 등 생활의 변화 탓이다. 문제는 다른 대장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적절한 치료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 서검석 교수는 “고령화, 식생활 습관의 변화 등은 대장 게실병의 위험 요인”이라며 “현대인이 특히 유념해야 할 소화기질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주목해야 할 ‘숨은 현대병’인 대장 게실병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장 게실병’ 5년 새 1.5배 증가

게실은 장 바깥쪽에 난 볼록한 겉주머니를 말한다. 구조적으로 용종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쉽다. 태어날 때부터 달고 있기도 하고, 퇴행성 변화나 식생활 습관 등으로 살면서 생기기도 한다. 서 교수는 “게실은 그 자체로 병은 아니다. 서양의 경우 50대의 30%, 70대는 2명 중 1명이 생길 만큼 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게실만 있는 경우를 ‘게실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게실증이 잘못된 식생활·배변 습관 등에 따라 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실에 변이나 음식물이 차며 염증으로 악화하는 대장게실염이 대표적이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천공이나 복막염, 장폐색으로 주변 장기까지 퍼지는 광범위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외과 김형욱 교수는 “대장게실염은 나이와 상관없이 발생하지만,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라고 말했다.

고령화, 식생활 습관 변화, 비만 등은 대장게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장 게실병(게실증+게실염)’은 다른 소화기 질환과 비교해 증가세가 뚜렷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장 게실병’ 환자는 2010년 3만2317명에서 지난해 4만9068명으로 51%쯤 늘었다. 같은 기간, 흔히 맹장으로 알려진 급성 충수염 환자는 5% 늘었고,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는 13만 명 이상 줄었다.


좌측 게실염이 더 위험, 배변 습관 조절 필수

대장게실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 설사나 변비, 구토, 발열 등으로 다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하다. 하지만 위치에 따라 특징이 있다. 서 교수는 “우측 대장게실염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염증도 적은 반면, 좌측 대장게실염은 광범위한 염증이 생기고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유는 있다. 대장은 시계 방향으로 90도 꺾인 ‘ㄷ자’ 모양이다. 변은 우측 대장에서 좌측 대장으로 이동하는데, 직장과 가까운 왼쪽이 변과 접촉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또 좌측 대장은 변을 밀어내기 위해 연동운동을 활발히 하는데, 변비가 있거나 음식물이 적으면 운동량이 늘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환자 10명 중 7~8명이 우측 대장게실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에는 좌측 대장게실염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게실염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배변 습관을 지녀야 한다. 고기·기름진 음식 대신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를 가까이 하는 게 좋다. 커피나 담배, 술은 대장의 정상적인 운동을 방해하므로 자제한다. 변비일 때 화장실에서 배를 꾹꾹 누르는 경우가 있는데, 불필요한 자극과 압력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변비약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변비약에는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담겨 있는데, 이를 많이 자주 먹으면 운동신경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게실염 치료, 금식·항생제 처방이 우선

게실염의 치료는 금식과 항생제 처방이 우선이다. 대장운동을 조절하면서 염증을 잡아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다. 만약 짧은 기간 내 한 곳에 염증이 반복해 생기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한다면 해당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우측의 경우 소장과 대장을 직접 연결하고, 좌측은 대장과 대장을 함께 연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좌측 대장게실염 수술은 오염 가능성을 고려해 2~3차로 나눠 하는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대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의 관심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많은 우측 대장게실염은 급성 충수염과 증상, 영상 소견이 흡사해 구분하기 어렵다. 김 교수는 “일반인은 물론 의사조차 두 질환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게실병을 진단받았던 적이 있다는 정보가 조기 진단과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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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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